사람들 틈에서 나의 발을 쳐다보며 조심히 걷다가, 빠져나오듯 오므려진 어깨를 펴본다.
검붉은 배경이 꽉 차여있고, 그 주변에 구름이 널려있다. 먼 곳이지만 손을 뻗으면 만져질 것 같다.
난 서있다.
서서, 그저 본다.
요즘을 둘러싼 공기가 내 심장 높이를 가득 채운다. 그 위로 뿌연 감정들이 포개어져 나와 마주쳤다.
난 서있고,
그저 마주 본다.
텁텁한 갈증이 몸을 채우며, 밤으로 이끈다. 밤의 길은 자그만 빛이 반짝이는 노래 부르는 계곡으로 이어졌다.
난 무릎을 바닥에 두었고,
그저 본다.
파란 것들이 모여든 새벽의 이름들이 거리를 걷는다.
우물거리며 씰룩이는 입술의 끝이
실패한 복수의 아쉬움을 흘리며
파란것들을 부른다.
난 서있고,
뒤를 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