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가 차다. 크리스마스 저녁에 어울린다. 지금에 장식을 하는 마음으로 , 피아노가 빼곡히 찬 음악을 듣는다. 펄펄 내리다가 곧 다시 떠 오르는 낙엽처럼, 변덕스럽게 얼었다가 주름을 피며 녹아내리는 선율이다. 그건 숨을 쉬지 않지만 살아있고, 겨울의 허리를 살며시 감싼 채 움찔거릴 때마다, 그 끝에서 회색 침묵은 기침을 했다. 자리 잡은 기침의 흔적이 밤의 미로를 그리고, 창문을 들춰내며 들어오는 한 해의 추억들은 입김을 불고, 마시며 귀찮은 듯 그곳에서 길을 잃었다. 그 뒤에서 성실했다고 착각한 것과, 성실하다고 착각했던 것은 부둥켜안았지만 아무 일 일어나지 않았고, 공기는 차다.
찬 공기는 기다렸던 것이고, 내색 없이 밤 안으로 불친절하게 등장했다. 냉기는 제멋대로, 기대었다가, 침대아래를 살폈고, 입었던 옷에서 온기와 마주쳤고, 슬픈 모습으로 사라지곤 했다. 공기는 차고, 가슴언저리는 이상하다.
찬공기를 기다리는 건 더워서가 아니었다. 뭔지 모를 것들이 불타오르게 충돌하고, 화해를 아직 하지 못했고, 서로 눈치만 보는 멈춰버린 여름이어서가 아니다. 가슴언저리가 이상한 건 찬 공기가 차가워서가 아니다.
내일 하루도 공기는 차가웠다.
공기가 차다. 크리스마스 저녁에 어울릴 것이다. 어제를 장식하는 마음으로, 단 하나의 멜로디를 반복하는 피아노 소리의 음악을 찾는다. 점에서 떨리며 다가오는 하나의 멜로디가 만든 하얀색 공기가 고백하듯 진지했다. 찬 공기가 태어나고, 가슴언저리는 뭔가에 찔린 듯 이상하다.
살얼음의 안에서 꽃을 먹고 자란 뭉툭한 온기가 날을 세우며, 가슴언저리를 찾아 밤을 헤맨다. 그것의 손끝은 어루만지는 것을 몰랐고, 그저 비볐고, 가져다 대었을 뿐.
그것의 손끝은 찬공기에 베인 곳을 핥아댈 뿐.
공기는 차고, 가슴언저리는 이상하지만.
떨릴 정도는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