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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섶 Oct 05. 2021

슈퍼밴드2 결선 2차전의 또다른 관전 포인트

-카디와 시네마


슈퍼밴드2 결선 2차전의 또다른 관전 포인트

- 카디와 시네마               




슈퍼밴드2 결선 2차전이 끝났습니다. 대장정이 마무리된 셈이지요. 경쟁과 관계된 모든 일이 그런 것처럼 이번 슈퍼밴드2 역시도 기대와 아쉬움이 교차하면서 월요일 밤을 뜨겁게 달궜던 그 무대의 막을 내렸습니다.     

우승을 크랙실버가 했으니 크랙실버에 대해서는 아쉬운 저을 말할 것이 없구요. 그래서 아쉽게도 우승을 하지 못한 팀들에 대해서 몇 가지를 말해보려고 합니다.          



보컬 김예지의 깃발을 들지 못한 카디     


전현무 사회자가 3위팀을 카디로 호명했을 때 황린은 울음을 주체하지 못했습니다. 잠시 자제가 되는 듯하다가도 이내 다시 울음을 터트리곤 해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만들었습니다.     


황린의 울음은 황린 뿐만 아니라 카디 스스로도 기대를 하고 있었다는 것을 반증하는데요. 기대가 컸던 만큼 3위로 호명되었을 때의 충격 또한 컸으리라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카디에게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결정적인 요인은 보컬을 담담했던 김예지와는 결이 좀 다른 곡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것은 아주 미세한 차이이기는 하지만, 김예지의 감성적인 보컬을 살리는 곡이었으면 효과가 더욱 좋았을 텐데 그러지를 못해서 그것이 많이 아쉽다고 하겠습니다.     


밴드에서는 모든 악기와 모든 멤버가 다 중요합니다. 그러나 분명 역할의 차이는 있습니다. 예컨대 나무를 생각해보면, 나무를 유지하기 위해 뿌리가 있고 기둥이 있고 가지와 잎사귀가 있습니다. 그 나무에서 피는 꽃이나 열매도 있습니다.     


이때 사람들에게 그 나무를 주목하게 하는 것은 대체로 무엇일까요? 분명 열매나 꽃일 겁니다. 꽃을 예로 든다면 풀이나 나무 전체가 꽃을 피워 나무의 가치와 주목도를 높이는 것이지요. 만일 이 시스템이 없거나 깨진다면 더 이상 나무가 피워내는 꽃이 될 수가 없을 겁니다.     


밴드에서 보컬이 차지하는 위치나 비중은 바로 꽃과 같습니다. 여러 악기와 멤버들이 합심해서 보컬이라는 꽃을 피워내는 것이지요. 보컬이라는 꽃을 잘 피워내야만 결국 대중들에게 그 밴드가 각인이 되면서 살아나기 때문입니다.     


다시 카디로 돌아가서 말씀을 드리면, 김예지라는 보컬은 다양한 노래와 쟝르를 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분명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오디션이라는 무대, 그것도 최종 결선이라는 무대에서는 김예지라는 보컬이 가장 큰 울림을 줄 수 있는 노래를 불렀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하고 카디라는 팀에 맞는 연주와 노래를 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김예지라는 보컬이 악기 연주와 컬러가 같았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고 악기 연주에 묻혔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습니다. 즉 잎사귀와 다르게 꽃으로 확실하게 보여야 하는데, 꽃으로 확실하게 내세워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카디라는 팀에게는 맞는 선곡이었는지는 몰라도 보컬 김예지에게는 조금은 맞지 않는 선곡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결선 1차전이 뼈아픈 시네마     


결선 2차전에서 준우승을 한 시네마는 결선 1차전 결과가 못내 아쉽다 못해 뼈아플 것입니다. 1차전을 조금만 더 잘했더라도 우승으로 갈 수 있는 방향을 대중에게 각인시킬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1차전 점수가 30%만 반영이 된다고 하나, 기선 제압이라는 차원에서 사실상 절반, 아니 그 이상의 가치와 무게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나 1차전과 2차전으로만 두 번을 치르는 결선 무대에서는 출발이 절대적입니다.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이 여기에 해당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시네마가 느슨하게 판단하고 느슨한 감정의 소회를 풀어낸 것이 아쉽다면 아쉬운 대목이라고 하겠는데요. 결선 2차전에서 2위까지 치고 올라간 점을 생각하면 아마도 두고두고 아쉬움을 곱씹을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런 아쉬움이 발생한 것은 어떻게 보면 시네마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선 1차전에서 심사위원은 시네마에게 낮은 점수를 줬으나 언택트 판정단은 심사위원에 비해 높은 점수를 줬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렇게 심사가 엇갈린 것은 심사위원과 청중이라는 위치로 인해 필연적으로 발생했겠지만, 심사위원 특유의 안목이나 관점 때문에 발생했을 수도 있습니다. 즉 알게 모르게 심사위원의 의지가 빅픽처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지요.      


이것은 슈퍼밴드1 준우승팀과 우승팀의 무대를 보면서 더욱 확연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슈퍼밴드1 준우승팀과 우승팀의 무대에서는 각각 바이올린과 첼로가 한 명씩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키보드가 아닌 피아노까지 포함한다면 준우승과 우승팀 전체 8명에서 2명 내지는 3명이 클래식 악기 연주자였다는 것입니다.   

   

슈퍼밴드2에 취해 까맣게 잊고 있었던 슈퍼밴드1의 준우승팀과 우승팀 축하무대를 보면서 확실하게 깨달은 것이 두 가지 있었습니다. 뛰어난 바이올린에다가 세컨드 보컬까지도 또는 캐릭터가 있는 부분 보컬까지도 담당할 수 있었던 대니 구가 탈락했다는 사실이 납득이 바로 되었습니다.      


슈퍼밴드1과 변별력과 차별성이 있는 슈퍼밴드2가 되기 위해서는 바이올리니스트 대니구는 슈퍼밴드 1과 2의 흐름에서 볼 때 끝까지 갈 수 없는 운명이었던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만일 슈퍼밴드3이 시작된다면 바이올린이나 첼로 참가자는 아무리 잘한다고 할지라도 끝까지 살아남기 힘들 거라는 예측을 해볼 수 있습니다.      

또한 슈퍼밴드1 준우승팀과 우승팀과는 컬러가 다른 팀이 나와줘야 전체적으로 균형감이 이뤄지기 때문에 슈퍼밴드1 준우승팀과 우승팀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밴드 컬러, 즉 슈퍼밴드1 준우승팀과 우승팀의 부드러움과 섬세함, 그리고 그것이 어필할 수 있는 대중성과는 달리, 파워가 넘치면서 개성적인 무대를 연출할 수 있는 밴드를 선호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 점에 가장 특화된 팀이 카디였는데, 아쉽게도 카디는 그 파워와 개성에 청중의 감성을 입히지 못해 3위에 머물고 말았구요. 기대주였던 시네마는 기대를 충족시킬만한 걸출한 4인조 밴드 같았는데, 팀 이름부터 너무나도 대중이면서 어떻게 보면 올드하게 보일 수도 있는 ‘시네마’로 그렇게 이미지가 굳어져버리고 말았습니다.


그 또한 전체를 내다보는 심사위원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의미로 해석해볼 수도 있습니다. 아니, 부응하지 못한 게 아니라 반기를 들었다고도 할 수도 있는 대목이라고 조심스럽게 복기해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 입장에서 보면 시네마는 팀명이나 팀의 컬러 설정에서 어쨌든 문제가 있었다고 보여지는데요. 이것이 오디션이라는 경쟁에서 좋은 교훈 또는 반면교사가 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카디는 2차전에서 대중적인 감성을 파고 들었으면 어땠을까요? 시네마는 1차전에서 긴장과 밀도를 갖춘 감성을 노래했으면 어땠을까요? 그랬으면 아마도 슈퍼밴드2 결선 2차전의 역사가 바뀌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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