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종섶 Oct 03. 2021

슈퍼밴드2 결선 1차전에서 크랙실버가 1위를 한 이유

그리고 결선 2차전에 대한 전망


슈퍼밴드2 결선 1차전에서 크랙실버가 1위를 차지한 이유, 그리고 결선 2차전에 대한 전망

- 팀의 보컬을 중심으로          



슈퍼밴드2 결선 1차전이 끝나고 이제 2차전이 남아있습니다. 1차전에 비해 2차전이 최종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바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크랙실버가 1차전에서 1위를 차지한 이유를 살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1차전을 분석하는 것 못지않게 2차전을 준비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차전에서 크랙실버가 1위를 차지한 것은 보컬 효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른 팀들과 보컬을 비교해보면 보편성과 대중성, 그리고 청중과의 호흡과 소통이 탁월했다고 하겠습니다.     


심사위원 같은 경우는 위와 같은 내용들을 중심으로 보기도 하지만 개성이나 예술성, 그리고 밴드의 흐름이나 역사성의 입장에서 보는 관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결선 1차전에서 카디가 심사위원 점수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하겠습니다.     


청중들 입장에서는 무대에서 공연하는 밴드의 실력이 출중하면서 연주까지 잘하는 경우 ‘잘한다’는 판단을 분명히 하겠지만 그런 경우는 대체로 청중들이 구경만 하게 되는 소극적 위치에 서게 됩니다.     

 

그러나 무대에서 공연하는 밴드가 실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실력을 바탕으로 청중과 호흡하고 소통하는 대중성을 획득한다면, 이런 경우의 청중은 구경만 하는 소극적 위치에서 벗어나 무대와 소통하는 적극적 위치에 서게 됩니다.     


다른 팀들의 보컬을 살펴보면 더 픽스의 린지나 카디의 김예지나 더 웨일즈의 김한겸 같은 경우 보편성이나 대중성보다는 개성 쪽에 더 근접해 있는 보컬입니다. 그런데다가 결선 1차전에서 부른 노래 역시도 보편적인 노래보다는 개성이 있는 노래였습니다.      


원래 개성 있는 보컬이었는데 노래까지 개성 있는 노래였으니 이런 조합의 보컬을 듣게 되는 청중들은 ‘잘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위치에만 머물러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는 상위권에 들수는 있어도 우승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이것이 경쟁이 필수인 오디션의 특성입니다.     


포코아포코는 어중간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소통도 아니고 개성도 아닌 모호한 위치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그래서 이전에 받았던 높은 평가를 이어가지 못한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신기했지만 두 번째는 한 번 먹은 맛을 알아서 평범했다고 할까요. 어쩌면 포기타라는 밴드의 생태가 그 한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전에 제가 쓴 글에서 포코아포코를 현악사중주라고 표현했었는데요. 결승전 같은 무대에서는 결국 현악사중주는 교향곡에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현악사중주는 실제로 마니아층에서 듣는 곡이구요, 대중은 버라이어티한 교향곡이나 협주곡을 듣습니다.      


시네마 같은 경우는 보컬로만 보면 크랙실버처럼 보편성과 대중성에 가까우면서, 청중과 호흡하고 소통하는 면에서도 기본기와 실력을 갖추고 있는 팀입니다. 그럼에도 결선 1차전에서 크랙실버와 차이가 발생했던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크랙실버의 대중성은 청중의 감성과 감동의 방향을 향해 직진하면서 풀어 나갔다면, 시네마는 자신들의 감성과 감동을 풀어가는데 주안점을 두면서 자신들의 감성을 발산하는데 그쳤다는 한계를 노출시켰다는 것입니다. 너무 느슨한 판단을 했던 것이지요. 그런 위험성을 사전에 감지하지 못한 것이 최대 실수였다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청중이 시네마의 노래를 들으며 공감하고 소통하기는 했지만 그 시네마의 노래를 들으면서 청중인 자신의 노래로 치환하지 못하고, 아니 치환할 수 없었고 대신 시네마의 노래를 공감해주는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이 지점이 바로 시네마의 폭발력이 반감된 결정적인 이유라고 하겠습니다.     


시네마의 경우는 보컬이 분산되어 산만한 느낌을 준 것도 결선 2차전을 앞두고 한 번 점검해봐야 할 것입니다. 기탁과 임윤성의 투 보컬이 적합한지 아니면 임윤성에게 전적으로 보컬의 임무를 부여해서 밀고나가는 것이 좋을지 고민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시네마의 공연무대라면 어떻게 해도 좋습니다. 그러나 오디션이라는 결선 2차전의 최종전 무대를 감안한다면, 이런 것도 할 수 있다는 카드보다 제일 잘할 수 있는 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최선이기 때문입니다.    

  

잘나가던 녹두가 한순간에 탈락한 것은 결국 보컬 경쟁에서 밀렸다고 평가할 수 있겠는데요. 이것저것 다 잘하는 사람보다 어느 하나에 특화되면서 그 어느 하나를 잘하는 사람이 밴드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슈퍼밴드2 결선 2차전의 결과는 과연 어떻게 될까요? 1차전의 결과만 놓고 보면 크랙실버가 단연 점수가 높습니다. 먼저, 슈퍼밴드2 결선 1차전 합산 점수 순위(총 6000점)를 확인해보겠습니다.      


1. 크랙실버 --- 3795+1754=5549

2. 카디 ------- 3845+1586=5431

3. 더 픽스 ---- 3785+1608=5393

4. 시네마 ----- 3670+1596=5266

5. 포코아포코 - 3750+1438=5188

6. 더 웨일즈 — 3690+1190=4880     


재미있는 것은 6위를 한 더 웨일즈의 점수를 제외하고 살펴보면 5위에서부터 1위까지 백점대 점수가 계단식으로 올라간다는 것입니다. 5위부터 1위까지 백점대, 2백점대, 3백점대, 4백점대, 5백점대, 이렇게 올라갑니다.      


즉, 비슷한 점수가 없이 층층이 나열되어 있다는 것인데요. 그래서 각각 두 팀씩 상중하로 나누어서 생각해보면 확률적으로 상의 두 팀과 중의 두 팀이 여전히 우승을 놓고 경쟁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크랙실버가 결선 1차전에서 1위를 차지한 이유를 분석하면서 보컬의 대중성과 소통을 꼽았는데요. 이런 경향은 어쩌면 2차전에서도 그대로 유지될지도 모릅니다. 보컬의 톤이나 결이 하루 아침에 바뀌는 것도 아니고, 또 자칫 결선 2차전을 앞두고 보컬의 색채를 바꾼다는 것은 일종의 모험일 수밖에 없어서, 지금은 모험보다는 안정을 택해야 할 때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보면 결선 2차전에서도 문자 투표라는 대중의 심사가 있기 때문에 청중과의 호흡과 소통을 주무기로 하는 크랙실버와 시네마가 우승을 다투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볼 수 있겠습니다. 실제로 시네마는 1차전 언택트 판정단 점수에서 2위를 차지한 더 픽스와 12점 차이밖에 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크랙실버는 1위를 수성하면서 1위를 노리는 팀을 방어하는 입장이 되겠고, 시네마는 1위팀 크랙실버의 아성에 도전하는 입장이 되겠네요. 크랙실버의 방어와 시네마의 공격이 슈퍼밴드2 결선 2차전의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겠다고 예측해보겠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