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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이브랜드유 Apr 23. 2024

쌍꺼풀과 나의 평화협정

나이가 들어가면서 나의 얼굴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어느 날 거울을 보고 발견한 것은 내 눈 밑에 자리 잡은 쌍꺼풀이었다. 처음에는 이 새로운 주름을 보며, “이건 뭐야, 시간아 제발 좀 가라고!” 하며 웃었다. 사실 웃었다는 게 진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누구는 돈을 주고 쌍꺼풀 수술도 하는데, 이건 어찌 보면 반가운 일이지”라고 생각했다. “처음이라 나의 어색한 쌍꺼풀이 낯설기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지겠지”라고 스스로를 위안했다.


간혹, 남들이 다 한다는 리프팅 수술을 받아볼까 생각도 했다. 그런데 고민해 보니 그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내가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이 되겠어?”라며 나의 절약 습관이 불쑥 솟구쳤다. “돈을 써서 인위적으로 젊어질 바에야, 이 자연스럽게 생긴 쌍꺼풀을 내 매력 포인트로 삼아보자”라고 마음먹었다. 물론 이런 결정이 내게 자신감을 조금 더 심어주었다. 어차피 나이는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조금 더 의연하게 나이 들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마음을 먹고 시간이 흐르자, 내 쌍꺼풀은 이제 내 얼굴의 일부가 되었고, 나는 이 새로운 주름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얼굴이 더 선명해 보인다”라고 칭찬한다. 이런 말들이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이제는 진심으로 고마워하며 받아들인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변화하는 외모를 받아들이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전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로 한순간, 모든 것이 훨씬 편안해졌다. 내가 나를 받아들이면서, 다른 사람들도 나를 더욱 좋아하게 된 것이다. 내 쌍꺼풀이 이제는 나의 자신감과 행복의 원천이 되었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나이 들어가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사는 것 아닐까.


그리고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어차피 수술을 하지 않고 공짜로 쌍꺼풀이 생겼으니 이 돈으로 여행을 가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바로 실행에 옮겼다. 물론 짧은 일본 여행이었지만, 여행을 통해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었다. 누구나 쌍꺼풀이라는 작은 변화에 집중하며 나이 듦을 슬퍼하지 않고 스스로를 더 사랑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여행 중 고즈넉한 공원을 거닐며, 나는 생각했다. “이런 평화로운 순간들을, 내 쌍꺼풀 덕분에 경험하게 되다니!” 어쩌면 이 주름이 내게 주는 선물은 단순히 외모의 변화 이상이었다. 이 작은 주름 하나가 내 나이 듦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했다.


이제 나는 어디를 가든 쌍꺼풀을 자랑하며 다닌다. 아니, 어쩌면 나이 듦을 자랑하는 것일 수도 있다. 사람들은 내가 이렇게 자신의 나이를 당당하게 받아들이는 것을 보고 놀라워하고, 부러워한다. 내가 나 자신을 받아들이면서, 사람들도 나를 더욱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이 모든 경험을 통해서 나는 모두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세월의 흐름과 함께 오는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자신감으로 승화시키면, 그 나이 듦은 세월의 깊이로써 무한한 청춘을 얻게 되는 것이다. 청춘에 대한 나의 정의는 행복한 삶을 사는 모든 사람들이 청춘의 삶을 사고 있다는 것이며, 그것은 나이와 무관하다.


우리 모두 시간과 함께 변화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 변화를 청춘을 유지하는 비결로 삼고, 그것을 축하하며 즐길 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삶을 사는 태도라고 생각한다. 가끔은 이 변화를 기념하며 새로운 경험을 위한 짧은 여행도 떠나보자. 나이 듦과 같은 작은 변화가 우리의 삶을 얼마나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지, 직접 경험하는 것만큼 확실한 방법은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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