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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리 Oct 08. 2022

진정한 변화는 주변에서 먼저 반응한다

오늘의 일기

울산에서 아주 빽빽하게 사람들을 만났다. 그래서 너무 피곤하고 지치고 잠이 온다. 그래도 기분은 좋다. 역시 오래 만났던 사람들이라 그런지 나의 변화를 더 크게 느꼈다. 발리를 가기 전과 후로 나눌 수 있을 정도라고


발리에서 살기로 결정을 했다. 결정을 내리니 해야 할 일들이 구체적으로 보였다. 사람들에게 알렸다. 제일 놀라웠던건 아빠와 오빠의 반응이다.


"나 발리에서 살려구, 내년 1월말이나 2월초에 갈거야"

"아 그래?"


마치 내가 오늘은 김치찌개를 끓여먹을거야라고 말하는 정도의 수준의 반응이었다. 아무것도 물어보지 않았다. 왜 가는지, 가서 무얼 할건지, 어떻게 갈건지 질문이 없었다. 왜 아무것도 안물어보냐고 하니 "너가 알아서 잘하겠지"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내가 이렇게 믿음직스러운 가족 구성원이었나, 새삼 어색하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언니가 오늘 힌트를 줬다. 지금은 내 말에서 확신이 너무 느껴지기 때문이라 했다. 그전에 발리를 떠날땐 요가스쿨이라는 계획이 있었음에도 내가 망설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가서 뭐하려는건지 화자도 청자도 의아한. 그런데 지금은 가서 무얼할지는 모르겠지만 뭘 해도 잘하겠다는 느낌이 있단다.


나의 코어도 알려주었다. 밥프록터, 명상, 요가. 매우 특별하고 나밖에 못하는 일이라고 했다. 각각을 경험하는 것도 흔한 일은 아닌데 밥프록터와 발리요가를 동시에 경험한 사람은 더 드문 일이라고 했다. 마케팅에 집중하기 보다는 나의 웰니스 가치를 나누고 알리는 일을 더 집중하길 추천했다. 그러면 마케팅을 따로 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모일 것이라고. 신경을 안쓴다 하더라도 다른 사람들보다 이미 마케팅을 더 잘알고 있기에 브런치든 유튜브든 어떤 도구를 사용해도 그건 크게 상관이 없다고. 내가 책도 쓰고, 강의도 하는 그림까지 다 보인다고.


기분이 묘했다. 나를 대학생때부터 지켜봐준 언니다. 10살이 넘게 차이가 나지만 정말 친한 친구다. 언니는 항상 삶으로 나에게 알려줬다. 자신의 일을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가치에 따라 산다는게 어떤 모습인지, 평범한 일상 속에서 행복을 찾고, 끊임없이 꿈을 꾸며 산다는게 어떤건지 몸으로 보여주었다. 삶의 태도가 아름다운 사람이다. 언제나 열린 마음으로 지혜롭고, 여유롭고, 평온하게 사는 사람. 그런 언니가 내가 어떻게 변했는지, 나의 강점이 무엇인지, 내가 어떤 사람으로 성장할 것 같은지를 말해주니 뭐랄까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어떤 적절한 단어로 지금 내 기분을 표현해야 하는지조차 모르겠다.


나의 지난 시행착오가 다 이어져 변화를 만들어냈음을, 변화하기 위해 그런 시행착오를 지나야 했던 것이 보였다. 마치 처음부터 이렇게 될 것을 알고 쓰여진 것처럼 모든 일이 연결되어 있다. 하나라도 빠지면 지금의 내가 없다. 조화롭다. 책, 이론, 강의, 사람, 경험, 말 모든 것이 한데 어우러져 하모니를 만든다. 참 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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