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이란 게 무서운 건가 봐
삿구루 하타요가 10일 차
매일 똑같은 시퀀스로 수련을 한다. 매일 조금씩 그 전날 배웠던 것에 몇 동작씩 더 쌓아간다. 처음엔 그걸 익히는 게 너무 지루했다. 이렇게 해서 언제 2시간 반을 다 채우나 싶었다. 그 매일의 작은 동작들이, 벽돌 쌓아가듯 쌓였을 때 어느 순간 멋진 집이 완성되는 것이다.
나는 요가를 그렇게 하고 싶었다. 배스킨라빈스에서 아이스크림 골라먹듯 내 기분에 따라 원하는 요가를 하고 싶었다. 더 다양한 수업, 더 다양한 요가원, 더 다양한 선생님, 더 다양한 스타일, 더 다양한 동작. 나는 새롭고 새롭기만을 원했다. 그래서 삿구루 하타요가에서 3일이 힘들었다.
요가는 운동이 아니다. 요가는 내 삶의 패턴을 깨고,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 세상을 대하는 태도다.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내는 훈련이다. 더 자고 싶지만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는 것도, 눈 뜨자마자 밥을 먹고 싶지만 공복으로 있는 것도, 따뜻한 물로 몸을 녹이고 싶지만 찬물로 샤워를 하는 것도 모두 기존의 나의 습관을 깨는 일이다.
습관을 바꾸기가 어렵다고 했던가. 10일 밖에 안 지났지만 내 몸은 이 삶의 방식에 빠르게 적응을 하고 있다. 아무리 늦게 자더라도 6시 10분이 되면 눈이 떠지고, 공복으로 점심시간까지 지낼 수 있고, 하루 중 2-3번은 찬물샤워를 하고 있다. 끈기 없이 포기했던 예전의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
어쩌면 나는 그런 포기가 빠른 사람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게으른 사람도, 쉽게 귀찮아하는 사람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작심삼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삼일 밖에 못 버텼던 것일까? 어쩌면 우리는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쉽게 바뀔 수 있는 사람들인 거다. 속고 살았다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