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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리 Jul 12. 2023

브런치 먹을까요?

삿구루 하타요가 11일 차

내일이 마지막인 John을 위해 오늘은 수업 후 선생님과 브런치를 먹으러 나갔다. 새로운 친구를 사귈 거란 기대를 했었는데 다들 간단한 이야기만 하고 헤어지는 게 아쉬웠다. 그렇게 5일 지나고, 2명의 사람들이 먼저 떠났다. 분명 더 나눌 수 있는 이야기가 많았을 텐데 눈치 보느라 먼저 말을 걸지 못했다.


이번엔 기다리고 싶지 않았다. 누가 먼저 나에게 와서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길 바라지 않았다. 내가 그 자리를 만들었다. 이틀 전 선생님께 이번엔 John이 떠나기 전 다 같이 식사나 차를 마시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고, 오늘 그 자리가 생겼다.  


요가원에서 걸어서 5분이면 해변이 펼쳐지고 그 길을 따라 쭉 카페가 나온다. 가볍게 걸으면서 발리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누구와 함께 지내고 있는지,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나눴다.


John은 67세로 호주에서 오가닉 식료품 사업을 하다 은퇴를 했다. 지금은 발리에서 부동산 관련 일을 하고 있으며, 은퇴 후의 여유로운 삶을 즐기고 있다. Abi 선생님은 건축일을 하다 삿구루의 요가를 경험하고 요가 지도자의 길로 들어섰다고 했다. 작년에 발리에 오고, 올해 2월 다시 왔지만 아직 우붓이나 사누르의 다양한 곳을 즐기지 못했다고 했다.


나는 항상 이런 자리에 있을 때마다 나를 소개하는 게 힘들다. 이 단어로도 설명해 보고 저 단어도 써보며 내가 나를 어떤 단어로 소개할 때 편한지, 어떻게 표현하고 싶은지 알아가게 되는 것 같다. 나는 아직 나를 요가강사로 소개하는 게 어쩐지 부끄럽다. 그러니까 더 자주 그렇게 소개를 해야지. 계속 말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내가 되겠지.


요가 이야기를 계속 나누면서 다시 한번 내가 왜 요가를 시작했는지, 왜 이 일을 계속하고 싶은지, 어떻게 하면 마케팅적으로 또 비즈니스적으로 더 잘할 수 있는지 생각하게 됐다. 삿구루가 다른 요기들에 비해 유명해진 이유도 비즈니스를 잘하는 사람이어서라고 하셨다. 선생님께선 그 부분이 너무 어렵다고 하시면서.


내가 가고 싶은 길의 힌트를 얻은 것 같기도 하다. 요가와 비즈니스는 같이 갈 수 있다. 영성을 추구하면서 돈을 잘 벌 수도 있다. 삿구루 또한 Isha Foundation을 브랜드로 만들었고, 이미 요기가 되기 전 운영했던 농장도, 건축업도 다 성공적이었다고 했다. 내가 좋아하는 Niko 선생님도 훌륭한 요기이자 사업가이니까.


나도 그런 사람이 되지 않을까? 요가와 비즈니스를 연결하는 사람. 요가로 더 많은 사람들의 세상을 확장해 주는 사람. 내일부터 아주 작은 일이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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