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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용대 Oct 28. 2020

기생충 2

봉준호 감독이 만든 영화 '기생충'이 올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국제 장편영화상 등 4관왕에 올랐다. 국민으로서 축하해야 할 일이다. 기생충이란 원래 사람이나 생물의 영양분을 빨아먹는 동물을 말하지만, 요즘은 그보다 사람을 빗대어 더 많이 사용된다. 스스로 노력하지 않고 남에게 의존하여 사는 사람을 비난조로 하는 말이다.


영화 ‘기생충’에서 아들은 부잣집 과외 일자리를 얻기 위해 유명 대학의 재학증명서를 위조한다. “이것은 위조나 범죄가 아니다. 내년에 이 대학에 꼭 갈 거니까 서류를 미리 만드는 것뿐이다.”라고 천연덕스럽게 말한다. 그의 아버지는 아들의 위조 기술과 구직 계획에 감탄까지 한다. 위장 취업에 성공한 아들은 부자 부부를 속여 그의 여동생을 미술치료사로 일하게 한 다음, 그와 가족은 운전기사와 가사도우미를 연달아 쫓아내고 그의 아버지는 운전기사로, 어머니는 가사도우미로 전 가족이 취업에 성공한다.


이번 아카데미상 수상에 대해에 국내 언론은 물론 세계 언론이 “세계영화사를 새롭게 썼다”, “세계 영화사에 오래 남을 획기적인 사건을 만들어냈다”는 등 극찬을 했다. 어떤 내국인은 ‘88 서울 올림픽’, 김연아 선수의 세계 피겨스케이팅 우승과 함께 근래 우리나라가 세계에 우뚝 선 세 가지로 꼽았다. 신나는 국경일이라고도 했다. 그런가 하면 영국 로이터통신은 '한국의 뿌리 깊은 사회적 분열을 반영한 영화 기생충'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영화 속 등장인물이 부잣집 과외 교사가 되기 위해 학위를 위조하는 장면은 최근 한국에서 발생한 '전 법무부 장관의 스캔들'을 연상시킨다.”며 “그는 자녀 대학 입시와 관련된 문서 위조 등으로 지난해 12월 기소됐지만 범죄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미국의 유력 언론인 뉴욕 타임스는 이 장문의 보도를 그대로 실었다.


국내 한 평론가는 “영화 ‘기생충’은 부자 세상을 갈아엎자는 좌익혁명 선전선동 영화로, 부자 기업인의 가슴에 칼을 꽂아도 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살인극의 피바다로 떡칠한 영화일 뿐, 프롤레타리아 혁명의 전주곡으로 본다. 부자와 기업들이 아무리 죄가 없다고 해도 기어이 죽이고 말겠다는 적개심으로 가득 차있는 영화다.”라고 혹평하기도 있다.


우리 대통령은 봉준호 감독 등 기생충 영화 관계자들을 청와대로 초대해 “최고의 영화, 최고의 감독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해 특별히 자랑스럽다.”라고 말하며 ‘자랑스럽다’는 말을 여섯 번이나 하며 칭찬했다고 한다. 영화에 나오는 짜파구리 요리를 대접했고, 대통령 부부와 봉 감독이 대화 중 파안대소하는 장면이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기도 했다. 반면 미국 대통령은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형편없었다.”, “‘기생충’이 작품상을 받을 만큼 좋은 영화인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이같이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는 영화 '기생충'에서 네 명을 무참히 살해하여 피바다를 이루는 장면, 폭력이 난무한 이 영화가 어째서 그리 좋은 영화인지 두 번을 보아도 잘 모르겠다. 내가 영화라는 문화에 문외한이기 때문일까?  

  “아버지 ‘그날’이 올 때까지 기다리세요.”하는 대목이 뇌리에 남는다. 부잣집 주인들을 죽이고 모든 재산까지 빼앗아 ‘내 것’으로 만드는 날을 ‘그날’이라 했을 것이다. 영화 속 박 사장의 가슴에 식칼을 꽂아 살해하는 등 살인, 폭력영화를 ‘15세 이상 관람 가’로 분류한 점도 불만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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