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명랑엄마의 아침일기 Sep 4. 2021
북어채 볶음
어제 북어 한 마리 손질해서 결 따라 가늘게
쪽쪽 찢어 놓았다.
고추장, 고춧가루, 진간장 조금 ,
마늘 두어 개 다져서
함께 섞어둔다.
기름 없는 팬에 북어를 덖어준다.
노릇해지면
오일을 여유 있게 두르고 약불에서 볶아준다. 바삭한 느낌이 들면 불 끄고
미리 만들어 둔 양념장, 참기름, 메이플 시럽 넣고
조물조물한 후 센 불에 잠깐 볶다가 불 끈다.
바삭 매콤 달콤한 북어채 볶음이 된다.
맑은 뭇국에 밥 말아서 빨간 북어채 한 젓가락씩
올려 잘도 먹는다.
어릴 적에 복도식 아파트에서 살았다.
지금의 복도식 아파트와는 조금 다른 형태였다.
긴 복도를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집들이 주욱 있었다.
이쪽 편 현관과 저쪽 편 현관이 마주하고 있어서
여름에 양쪽 집이 문을 열어두면
자기 집 거실에서도
옷을 갖춰 입고 있어야 할 지경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앞집 저녁 메뉴가 뭔지
그 집 아이들이 무엇 때문에 혼이 나는지
나랑 동창이었던 그 집 아들 시험 점수가 어떤지
본의 아니게 다 알 수 있었다.
그런데
그 집에선 유독 빨래방망이 두드리는
소리가 자주 들렸다.
그때마다 우리 엄마는
" 이그.. 아저씨가 또 한잔 했나 보네."
그러셨다.
난 고등학생 때 그 의미를 알았다.
아저씨가 매일 술을 드시고 와서
아침이면 아줌마가 북어를 패면서
화풀이하셨다는 것을.
늘 잘 찢어져 있는 북어를 사다가
어린 시절 생각이 나서
마른 북어를 사보았다.
직접 해보니 쉬운 일이 절대 아니다.
가시도 있고 힘도 많이 들고
두드리는 소리도 장난이 아니다.
***네 아줌마는
북어를 두드리고 쪽쪽 찢으며
어떤 생각을 하셨으려나..
북어는 늘 의문의 1패였겠다.
오늘도 굿모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