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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어! 의문의 1패

북어채 볶음♡



북어채 볶음


어제 북어 한 마리 손질해서 결 따라 가늘게

쪽쪽 찢어 놓았다.


고추장, 고춧가루, 진간장 조금 ,

마늘 두어 개 다져서

함께 섞어둔다.

기름 없는 팬에 북어를 덖어준다.


노릇해지면

 오일을 여유 있게 두르고 약불에서 볶아준다. 바삭한 느낌이 들면 불 끄고

미리 만들어 둔 양념장, 참기름, 메이플 시럽 넣고

조물조물한 후 센 불에 잠깐 볶다가 불 끈다.


바삭 매콤 달콤한 북어채 볶음이 된다.

맑은 뭇국에 밥 말아서 빨간 북어채 한 젓가락씩

올려 잘도 먹는다.




어릴 적에 복도식 아파트에서 살았다.


지금의 복도식 아파트와는 조금 다른 형태였다.

긴 복도를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집들이 주욱 있었다.


이쪽 편 현관과 저쪽 편 현관이 마주하고 있어서

여름에 양쪽 집이 문을 열어두면

자기 집 거실에서도

옷을 갖춰 입고 있어야  할 지경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앞집 저녁 메뉴가 뭔지

그 집 아이들이 무엇 때문에 혼이 나는지

나랑 동창이었던 그 집 아들 시험 점수가 어떤지

본의 아니게 다 알 수 있었다.


그런데

 그 집에선 유독 빨래방망이 두드리는

 소리가 자주 들렸다.

그때마다 우리 엄마는

" 이그..  아저씨가 또 한잔 했나 보네."

그러셨다.


난 고등학생 때 그 의미를 알았다.

아저씨가 매일 술을 드시고 와서

아침이면 아줌마가 북어를 패면서

화풀이하셨다는 것을.


늘 잘 찢어져 있는 북어를 사다가

어린 시절 생각이 나서

마른 북어를 사보았다.


직접 해보니 쉬운 일이 절대 아니다.

가시도 있고 힘도 많이 들고

두드리는 소리도 장난이 아니다.


***네 아줌마는

북어를 두드리고 쪽쪽 찢으며

어떤 생각을 하셨으려나..

북어는 늘 의문의 1패였겠다.


오늘도 굿모닝^^


https://youtu.be/azbqc8 sAUF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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