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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견뎌 보아요

녹두 빈대떡♡



녹두 빈대떡


어젯밤에 녹두 2kg을 물에

물에 담가 두고 잤다.

그런데 아직도 날씨가 따뜻한지라

물에 담가 둔 녹두가 쉬지는 않을까

걱정돼서 밤새 들락거리며  확인하느라

 결국 새벽 4시에 잠에서 깼다.


불린 녹두를 깨끗이 여러 번 씻으면서

녹두 껍질을 걸러내고

채반에물기를 두 시간 정도 빼냈다.


물기 빼는 동안

다진 돼지고기는 소금 , 후추를 넣어

센 불에 달달 볶아 둔다.


숙주는 끓는 물에 살 큼 하게 데쳐서

물기를 꽉 짜주고

참기름, 다진 마늘, 국간장으로

무쳐둔다.

( tip. 숙주를 너무 무르게 데치면 전을 부쳤을 때 아삭하지 않아서 맛없다)


고사리는 삶아서 물기 짜내고 쫑쫑 썰어서 다진 마늘, 다진 대파, 국간장, 참기름을 넣고 조물조물해둔다.


잘 익은 김치도 쫑쫑 썰어서

물기 적당히 짜낸 후 참기름 넣고

조물조물해둔다.


불려서 물기를 빼낸 녹두는

믹서에 물을 아주 조금씩 부어가며

 부앙~~  갈아준다.

너무 물기가 많아 질척하면

나물에도 물기가 좀 있으므로

반죽이 너무 묽어진다.


김치, 숙주, 고사리, 고기는

모두 섞어서 버무려  두고

부칠 때 녹두 반죽 몇 국자에

나물 조금씩 섞어가며 노릇하게 지져낸다.


(Tip. 1. 처음부터 녹두 반죽에 나물까지 모두 섞어 두고 부치면 점점 나물에서 수분이

나와서 반죽이 묽어진다.

이렇게 되면 녹두전이 아니라

김치전처럼 돼버린다.


2. 만약에 묽어지면 찹쌀가루나

밀가루 같은걸 조금 섞어 준다.


3. 녹두전은 특유의 씹히는 맛이

있어야 맛있어서 녹두를 너무

곱게 가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


4. 녹두는 잘 쉰다. 그래서 물에

불릴 때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반드시 시원한 곳에서 물을 갈아 주면서 불리는 게 좋다.


5. 녹두 껍질은 함께 먹어도

상관없지만 전의 색깔이 어두워진다.)




이제 갈비, 잡채, 또 다른 전들을 만든다.


시댁도 친정도 모두 제사가 

명절 부담은 없고 

단지,  내 아이들을 위해

일부러 기름 냄새 풍기며 재료를 준비하여 지지고 볶는다.

이제껏 단 한 번도 거르지 않았다.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신 몇 년 전부터는 명절이면  긴 여행을 갔었는데 ( 코로나 때문에 2년째 못 가지만)

그때도 음식은 조금이라도

만들어 먹였다.

만들며 집어 먹는 즐거움도

기억나게 해주고 싶다.


아파트에 사니까

 명절이면 냄새 때문에 윗집, 아랫집에서

어떤 전을 부치는지 다 알았었는데

이젠 그런 음식 냄새가 안 나서  아쉽다.


명절이어도 일터로 향해야 하는 분들이 있다.

명절 상여금을 직원들에게 주고 싶어도

어려운 회사도 있다.

내가 기쁘게 웃고 편안할 때,

내가 있는 곳이 양지라고 생각될

어느 한 곳에선 한숨이 깊을 수 있다.

기억하려고 노력해본다.


코로나로 전 국민이 시달렸다.

앞으로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긴 전쟁을

어느 누구도 낙오되지 않고

함께 통과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모두 건강하게  

마음이라도 풍성한 한가위 보내시길 바래요.


( 오늘은 제가 참 좋아하는 '전기현의 세상의 모든 음악' 시그널 음악입니다.^^)


https://youtu.be/QqkkOoJ-28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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