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댁의 남편은  어떠신가요

대구살 구이♡



대구살 구이


두툼한 대구 필레를 냉장실에

옮겨 두고 잤다.

반쯤 해동된 대구살  위에

소금 조금, 후추 갈아서 조금 뿌려둔다.


맛간장에 스테이크 소스 조금,

생강가루 조금, 레몬이나 라임즙 조금 섞어서 졸이듯이 바글바글 끓여 둔다.


기름 둘러 달군 팬에 대구살을

덩어리째 넣어 지지직 소리 나면  불을 줄이고 뚜껑을 덮어 속까지 익힌다.


대구의 단면을 보고 반이상

익었으면 다시 뚜껑을 열고

팬의 수분을 날리며

 간장소스를 얹어가며 마저 굽는다.

아스파라거스와 브로콜리도

구워 곁들인다.


밥솥에 밥이 없다. 깜빡했다.

그래서 이것만 준다.



Tip.1. 소스는 발사믹에 올리브유만 섞어 뿌려도 좋고

다진 양파에 마요네즈, 레몬즙

섞어 올려도 맛있다. 어떤 소스든 상관없다.

2. 코스트코에서 아주 두툼한 대구살 필레가 5개 포장한 게 2만 원 정도이다. 가시도 없고 껍질도 없고 가성비가 좋다고 생각한다.




어젯밤엔 윗집에서

밤 11시  넘도록 무언가를 드르럭거리고

가구를 끌고 청소기 소리에

부부의 왁자지껄한

대화 소리 때문에 귀가 피곤해서  혼났다.


윗집은 계속 전세입자가 살다가

 5년 전쯤인가 주인이 들어와 살고 있다.

우리 부부보다 서너 살 많아 보이는 이들은

 함께 다니는 걸 본 일이 없다.

늘 각자 무언가를 하러 다닌다.

아저씨는 사이클이 취미인 듯하고, 

안주인은 완벽한 장비를 갖추고

등산을 다니더니 얼마 전부터는 오토바이를

타는 듯하다.


예전에 우리 집 거실 천장으로

물이 새어 그 부부가 온 적이

있는데 그때만 해도 두 사람은

꽤 다정해 보였었다.

아저씨는 퇴직하고 아줌마는

H은행에 다니고 있을 때였다.

그런데 이젠 아줌마도 퇴직을 한 것 같다.

 

반드시 부부가 늘 함께

무언가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긴 하는데 윗집 부부를 보면

< 대화 없음> 이 눈에 보인다.


남편이 1년 가까이 재택근무를

하면서 집에 함께 있어보니

사소하지만 의견 차이가 많았다.

어쩔 때는 이 분이 내가 결혼했던 그분이 맞나 싶을 정도로....

마냥 너그럽고,  내가 하는 건

뭐든 반대하지 않고  그럴 줄 알았는데

조금씩 달라지는 게 보인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어제 산책 나가려는데

현관에 있는 카트( 장보고 세워둔 것)를 들고 내려가  차에 두자 하니  

남편은 나중에...라고 했다.

난 현관에 복잡하게 버티고 있는 카트를 즉시 치우면 좋겠고 남편은 나중에 하겠다는 건데....

그게 못마땅해서 나는 말없이

쌩 혼자 나갔다.

결국 남편은 카트를 차에 싣고 오느라

나와의 간격을 따라잡지 못했다.


이론적으로는

카트를 즉시 치우지 않아도 되는 거니까

 마음을 좀 내려놓거나 아니면

내가 직접 치우면 된다.

그런데 그렇게 하질 않고 있다.

그렇다. 나도 쓸데없는 고집 같은 게 생긴것이다.

내가 나쁜 걸 하자는 것도 아니고

내 말대로 하면 깨끗하고 좋은 건데

왜 습관적으로 '나중에'라고 라는 걸까

내 말이 틀리지 않았다...라고 말이다.


어쨌거나 윗집 부부의 모습은

내가 상상해오던

나의 노년의 모습은 아니다.

결론은 남편이 달라지길 기다리는 것보다

 내가 노력해보는 게 빠를지도 모르겠다.


어제 내가 우울했던 이유.


<맛간장 만들기>

https://brunch.co.kr/@dreamkjyk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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