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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는 일은 모퉁이의 돌이야

양지 쌀국수♡



양지 쌀국수


어제  양지를 고아서

육수를 만들어 두었다.

양지는 핏물빼고 생강, 마늘,대파, 후추,다시마를 넣고 물렁해질때까지

끓이는데 처음 끓어 오르면

거품 제거후 다시마는 건져내고

1시간 이상 고기가 물렁해질때까지

양지를 삶아준다.


끓인 육수를 식혀 하룻밤 냉장고에 두면

기름이 생기는데 깨끗이 걷어내고

먹을 만큼만 덜어내어 데우면서

피쉬소스( 없으면 까나리액젓, 참치액젓)

와 약간의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아침에 쌀국수 면은 20-30분정도

물에 불렸다가 건져서

양지 썰어 올리고 양파절임, 숙주나물,

청양고추 더하고 구수한 육수 부어준다.


 * 양파절임은 곱게 채 썬 양파에 물, 식초(  나는 레몬즙 이용) 설탕( 스테비아) ,소금

넣어 취향껏 맛보고 하루전날

  유리병에 담아둔다. 


큰아이가 좋아하는 쌀국수를 만들어 보았다.




(정성스럽게 포장된 요거트)


큰아이는 대학때 뉴욕에서 인턴생활을 했었다.


학교에서 시험을 치르고 선발되었고

체류비도 나왔다.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여행으로 미국을 이따금 가긴 했지만

가족과 떨어져 지낸 적은 없었다.

그래서 아이가 출근하기 보름전쯤

온식구가 함께  그곳에 가서

이삿짐을 넣어주고 함께 여행을 했다.

말이 여행이지 맘속으로는 헤어질걸

생각하니 매일 눈물이 났다.

암튼 그렇게 첫 출근을 하던날

나머지 식구들은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한달쯤 됬을때  아이로부터 연락이 왔다.

아이가 머물고 있는 집에서

대왕 바퀴벌레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크기가  손가락 두마디만한 놈이

밤마다 부스럭거려서 잠도 못자고

너무 무섭고 그 집에서 나와야겠다는 것이다.


미국엔 우리나라에선 드문

서브렛이란 거주형태가 있다.

A가 집을 월세로 구해서 방 한칸을

B에게 재임대 하는거다.

이때 B가 집을 나갈때 A는 대부분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다.

서브렛이 불법이지만 모두 불법을 행하고 있어  억울해도 받아낼 길이 없다.


아이는 혼자서 50kg이 넘는

이민가방 한개와 캐리어 두개를 챙겨서

그 집을 나왔고 새로운 집을 구하는

열흘동안   호텔을 전전해야 했다.


아이는 출근해야 하니

집을 보러 다닐 시간도 없어 쩔쩔 매고 있어서

임시로 지낼 호텔은 나와 남편이

새벽마다 가격이 저렴하고 안전한

 호텔들을 예약을 해주었다.


우여곡절 끝에 아이는 깨끗한 집을 구했고,

제 몸보다 더 큰 가방들을 이끌고

혼자 이사를 했다.(  아이의 몸무게는 45kg)


큰아이는 가끔 그때의 일들을 이야기한다.

식구들이 너무 보고 싶었고,

좀 더 월세가 비싼 곳으로 이사한 후에는

한식이 너무 먹고 싶은데 가격이 비싸서

사먹지를 못했다고 한다.

미역볶음이 먹고싶어서 한인마트에서

미역을 사서 직접 볶아 먹었다고 한다.

학교에서 나오는 체류비 말고도

넉넉하게 송금을 해줬건만 조금이라도 아끼겠다고 엄청 애를 쓴 것이다.


그렇게 외로울때 자기가  좋아했던 음식이

초바니 라는 요거트라 했었다.

가격도 천원 정도하고 변비도 해결해줘서

고마웠던 음식이라고.


얼마전 마켓컬리에서

그 초바니 요거트를 발견했다.

 한개에 3900원이나 했다.

문득 큰아이 말이 생각나서  6개를 주문했다. 미국에서 천원이란걸 생각하면 많이 비싸지만

요즘 큰아이가 회사에서 업무스트레스가

있는듯 하여 큰맘 먹고 주문했다.


그런데 처음 한통을 먹다가 복숭아 씨가

발견되어 포장지의 번호로 전화를 했다.

어린아이들이 먹는다면 위험할듯 하니

다음엔  이런일 없었으면 좋겠다고

단순히 건의를 했을 뿐이다.


그런데 그 담당자가 그 비싼 초바니를

8개나 보내왔다.

그것도 아이스 박스에 담고 사이사이에

신문지와 보냉제로 채워서 말이다.

그리고 전화가 왔다.


" 고객님, 제가 예쁘게 포장하고픈데

흔들릴까봐 신문지를 구겨 넣었어요.

기분 상하실것 같아서 정말 죄송합니다."


너무 예의 바르고 예쁜 그  남자직원의 전화에 감동을 하고 말았다.

그래서 나도 문자로 답했다.


( 요거트 담당자와 나의 문자)


알고보니 이 요거트 수입업체가

Spc 삼립 이었다.

목소리와 대화 스킬을 봐서는

사회생활이 길지 않아 보이는 직원이던데

난 그 직원때문에 삼립이라는 회사가

다시 보였다. 최선을 다하겠다

얼마나 고마운 말인가.

느낌표가 4개가 있다니 에너지도 느껴졌다.^^


어제 저녁 큰아이에게 이 이야기를 해주면서

네가 하고 있는 일은

모퉁이의 돌과 같다고 말해주었다.

그만큼 중요하다고.

누가 알아주든 그렇지 않든

주어진 일은 책임을 갖고 해내야 하는거라고.^^


*  모퉁이 돌이란, 건물의 모퉁이에서

벽을 지탱해주는  주춧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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