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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는  아닙니다만


S은행과 논쟁을 벌이다가

 이제야 점심으로 라면 한 개 먹는다.


S은행에 가입한  정기예금이 만기가 되  

집 가까운 지점에 갔다.

11시 40분에 도착했는데

아주 젊은 청경이 내 앞을 막아섰다.

그리고 내게 물었다.

" 프리미어세요?"

" 아뇨.  예금 만기되서 왔는데요"

런데  프리미어지점이라서 일반손님

안 받는댄다.

올 2월부터 바꼈다고 한다.


내가 부탁했다.

전산은 똑같이 운영할거 아니냐. 여기가 젤 가깝고 ,내가 오늘 몸이 좀 힘들고,  모르고

왔으니 오늘만 만기해지  해주면 안되겠느냐고.

(2년전에 추간판 탈출증 시술받은게 오늘 아침 좀 힘들었다)


그 청경 왈,( 그야말로 왈왈왈)

점심먹으러 가야되서 문을 내린단다.

지금 12시도 안됬는데?

코로나때문에 영업도 3시반까지밖에 안하면서 점심시간엔 문을 내린다고?

일하는 사람들은 점심시간밖에

시간이 없는데 그시간에 문을

닫는다고?

프리미어 지점으로 바뀐걸

나한테 언제 알려주기나 했나?

이해가 안됬다.

경쟁사 W은행도 vip 전담반을 운영하지만 점심시간에 문을 닫진 않는다.

그리고 vip 손님이 아니어도 찾아온 손님을 그런식으로 쫓아보내진 않는다.


결국은 불편한 몸으로

길을 여러번 건너 어느 빌딩을

찾아가 그곳의 지점에서 만기해지했다.

원래는 만기해지후 S 은행에

돈을 더 보태어 정기예금을 가입하고

적금도 추가로 가입할 예정이었다.

그리고 큰아이 예금도 만기가 된걸 찾아서 재예치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돌연 맘이 바꼈다.

의리따위는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근처 은행, 농협, 새마을금고까지 모두 상담하니

우리동네 새마을금고가 서울에서 가장 금리가 높았다.


S은행에서 십원단위까지 몽땅 인출하여

잔고를  0원 만들고 새마을금고로 향했다.

서초구 주민임을 증명해야

높은금리와 세금우대를 받을수 있어서

주민등록 등본을 발급받았다.


직원 2명 앉아 있는 작은 지점.

그런데 이 2명이 밥도 안먹고 일을 하고 있다.

점심시간인데 미안하다니까

자기네는 3명이 돌아가며 밥을 먹는단다.

그러니 천천히 볼일 보라고 했다.


S은행서 인출한걸 모두 내놓고

거기에 돈을 더 보태어  예금을 가입하고

계획에 없던 적금도 두개씩이나 가입했다.

1인당 3천만원까지 세금우대 혜택도 받으면서.


오늘, 새마을 금고가 어부지리 격으로 예금유치를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제1 금융권은 생각을 달리해야 한다.

고객들이 더이상 봉이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

고객들이제 어리숙하지  않다.

똑똑해졌다.

기준금리가 올라 대출이자를 올렸으면

 예금 금리도 올리는게 맞지않나?

예대마진( 대출해주고 받는 이자와 예금이자로 지불하는 금액의 차이이고, 이게 곧 금융기관의 수익) 을 언제까지 이렇게 많이 벌려 놓을건가?


그리고 지점별로 손님이 많지  않은 지점은 정상근무를 해야지 왜 모두 3시반에 마감을 해서 그 불편을 고객들이 떠안아야 하는가 말이다.


내가 지금 당장은 재벌이 아니지만

앞으로 내가 재벌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S은행은 앞으로 재벌이 될지 모르는

잠재고객 한명을  잃은거다.


새마을 금고에서 예금 가입  선물이라면서 히말라야 솔트 치약 2개를 주면서

몇번이고 감사의 인사를 해왔고,

나도 함께 허리굽혀  고맙다 했다.


이게 맞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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