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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전히 내가 궁금하다

쌀바게뜨 샌드위치♡



햇살이 가득한 주일 아침이다.

간단히 한접시 담아 햇살아래 한끼 먹는다.


쌀로 만든 바게뜨 하나 반으로 갈라서

디종머스터드 얇게 바르고

로메인 상추, 잠봉, 하바치즈만 넣고 샌드위치만들었다.


딸기, 키위, 방울토마토 그리고

 아몬드 밀크를 더한다.

아몬드와 캐슈넛으로만 만든 우유인데

 다른 첨가제가  안들어가서  

우유보다는 밍밍하지만 그래도 고소하고

건강에 좋다해서 먹는다.

5분만에 차린 아침이다.


브뤼노 몽생종의

< 리흐테르 회고담과 음악수첩>을  다시 읽었다.


리흐테르는 옛 소련의 피아니스트.

브뤼노 몽생종이 리흐테르와 나눈 대담을 기록한 책이다.

책 마지막에 부록처럼 붙어있는

 리흐테르의 음악일기에는

그가 우리나라에 와서 연주했던 기록과 정명훈의 지휘에 대한 감상도 있다.


그럴듯한 음악원에서

 제대로 수업을 받은 적이 없는

천재 피아니스트.

45세 늦은 나이에 비로소 유럽전역과 일본에서 연주하게 된다.

별로 유명하지 않았던 그의 연주에 마침내 세상은 반응을 하고

그의 천재성을 높이  사게 된다.


그는 유명한 스승들을 찾아다니기에

열중하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의 천재성도 스스로 인정하지 않았다.


< 내가 연주를 하는 것은

청중을 위해서가 아니다.

내자신을 위해 연주한다.

청중과 나 사이에는 벽이 존재한다.

내가 청중에 관심을 갖지 않을수록

나는 더욱더   잘 하게 된다…… >

리흐테르의 말을 옮겨 본다.


요즘 어느 연예인의 미술작업에 대한

 소식이 들려온다.

국제 예술 행사에서 그녀의 작품이 상을 받았다는 소식이었다.

이 사실에 대해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나보다.


나는 몇 년 전에 그녀가 그림을 그리는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강원도 어느 바닷가에 숙소를 하나 얻어두고

음악을 틀어놓고 온 몸에 물감을 바르고

 캔버스 위를 뒹굴고 채색을 하는 모습을 보았다.

한창 연예인들이 그림을 그린다는

소식을 접했던지라

처음엔 그녀도 그런 연인  중

한사람이겠거니 했는데

그 방송을 보고 깜짝 놀랐다.

전위예술같은 그녀의 행동들은

 사실 누구든 따라할 수 있지만

그녀의 눈빛이 달랐다. 무서웠다.

기자와의 인터뷰 도중 그녀의 눈빛에서

말로는 다 할 수 없는

무언가가 그녀에게 있는것 같았다.

사실  그녀의 노래를 좋아한것도 아니었고, 가수로서의 그녀도 좋아한 일이 없다.

그런데 그 무서운 눈빛을 보고

 아! 뭔가 다르구나 했었다.


일각에서는 그녀가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지 않아서

색다른 견해를 갖는 경우가 있는 모양이다.

물론 대학에서 배우는 것들을

 무시할 수 없고 중요하지만

예술가에게는 학문을 뛰어 넘는

‘영혼’ 도 중요한 듯 하다.

꾾임없는 창작을 위 고민과 성찰도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난 그녀의 창작활동을 격려해 주고 싶다.

(단, 그녀의 작품이   순수한 '창작' 이라는

전제에서.)


나는 마흔이 넘어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처음에 나를 지도해 주시던 선생님이 계셨는데

나의 그림이 어느 순간에

 선생님의 그림이 되어 갔다.

내가 원하지 않는 색을

 그 분이 자꾸 사용하게 하셨다.

그래서 과감히 배우는 일을 그만 두었다.

이건 꽤나 고민하고 내린 결정이었다.

마음에 늘 무언가가 끓어 넘치고

 그걸 그리고 싶고

내가 원하는 그림을 그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림이 많이 모이면 전시회를 하게 된다.

나는 전업작가가 아니므로

그림을 팔고자 하는 생각은 없다.

전시때마다 한 두명의 관람객에게

받는 질문이 있다.

“ 어느 학교 동문이신가요?

ㅇㅇㅇ 작가님 아시나요?

순수미술이 전공이신가요?

그때마다 “ 아뇨~~ 저는 그냥 아줌마에요. 저의 전공은  경영학이에요.” 하는 순간

“아이고, 그럼 색을 좀더 이런 저런 방향으로 써보세요. 경영학 전공이시그려서 잘 시집보내셔야지.” 라고 한다.

그럼 나는 “ 아뇨. 안 팔 에요. 말씀대로 전공자도 아니데요 멀 “ 이라고 대답하면

대부분 질문한 사람들이 머쓱해 하며

 자리를 피한다.


난 미술 전공자가 아니지만

릿속에 늘 그리고 싶은 것들이 가득하다.

작업을 위해 책도 읽고, 음악도 듣고, 글도 쓴다.

이 모든게 그리는 일에 초석이 된다.

아니 어찌보면 경계가 없는것도 같다.


그리고 그것을  그렸을때 다행히도 공감해주고 소장하고 싶어 하는 분들도 있다.

그런데 나는 타인의 시선으로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

일종의 고집이랄까….

그냥 내가 그리고 싶은 것들을 그린다.

그리고 그것들을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감사할 뿐이다.


나의 경우  무엇을 할 때,

타인을 먼저 의식하게 되면서

자꾸 가식적인 결과물이 나오게 된다.

내가 진정 원하는 것, 내가 진심으로 최선을 다할 수 있는것…..

이렇게 내가 주체가 되는 일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오늘도 나를 탐색하는 일에 골몰한다.


오늘도 굿모닝^^

https://youtu.be/NtQufsuq1j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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