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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머물며 큰 꿈을 꾸고

두부스테이크 ♡



두부 스테이크


으깬 두부를 채반에서 물기를 빼서

면보자기에 싸서 꽉 짜준다.


당근, 대파, 양파, 마늘을 곱게 다지고

미나리도 몇 줄기 다져서  두부와 섞어준다.


맛간장, 참기름 조금, 매실액, 후추, 설탕조금, 소금 조금등 떡갈비 양념을

해서  전분가루 조금 섞어 동그랗게 빚어준다.


팬에 앞뒷면 노릇하게 구워

데미글라스 소스 얹어준다.


국간장과 참기름에 무친

방풍나물과 함께 낸다.

밥없이 충분히  담백한 한 끼.



팡 팡 팡

봄이 터지는 소리다.


아파트 뒷산은 지금 분주하다.

생강나무가 꽃이 피었고

쑥이 땅 속을 비집고 나왔다.

개나리, 진달래도 앞다투어

봉오리를 뾰죽 내밀기 시작했다.


향기가 없는 꽃이어도 향기롭다.

그런 마음으로 대하면 그렇다.

내가 다녔던 K 여중은

이맘때면 학교 담벼락이  지치도록 노랗게 뒤덮혔다.

교문부터 학교 건물까지 가는 동안

길게 늘어져 내린 노란 개나리를 잊을수가 없다.



특히 비가 오는 날은 그 노란빛이 더욱 짙어져서

동글 동글 우산들은 한 번씩은 그 자리에 머물러

마음도 우산도 모두 노란빛으로 물들었다.


햇살이 따뜻한 봄날엔

학교뒷동산에는 여러 꽃나무들이 대 폭발을 했었고

그런 날은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 얘들아, 밖에 나가자.” 라고 하셨다.

우리 학교에는 참 아름다운 등나무 스탠드가 있었다.

등나무 아래에 벤치를 만들어 두어서

그렇게 날이 좋을때는

모두 그 스탠드에 나가서 수업을 받았었다.

우리는 도란도란 앉아있고

선생님들은 그런 우리들 곁에 오고 가시면서

책도 읽어주시고 음악도 들려 주시고

선생님들의 옛이야기도 들려주셨다.

등나무 아래에서 수업받다가

갑자기 봄비라도 내리면

우리는 그 비를 피해 교실로 가지 않고

등나무 줄기 사이로 떨어지는 빗방울을 손바닥에 모으면서

빗방울 속 세상에 대해 이야기 했었다.

그리고 그런 우리를 선생님들은 함께 맞장구 쳐 주셨다.



교복이 하늘빛 블라우스에 청치마였다.

봄이 되면 그 청치마 위에 네이비색 카디건을 입었고

겨울엔 더블 단추 네이비색 코트를 입었었다.

그 청치마는 무척 활동하기 편했고 구김도 생기지 않았다.

그당시 보기드물게 세련된 교복이었다..

3때 교복자율화가 되었는데

우리는 그대로 교복을 입고 싶어했었다.

교복은 우리의 자존심이었고 자랑거리였기때문에.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되면 학교행사도 많았다.


예절발표회가 생각이 난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절 하는 방법을 배웠고

한복을 정확히 입는 방법에 대해 배웠었다.

키가 크고 머리카락이 무진장 길다는 이유로

나는 한복모델이 되기도 했었다.

연지 곤지 찍고 원삼족두리를 경험해 보는 최고의 경험이었다.

원삼은 조선말기에 동궁비가 입었다고 한다.

내가 입었던 것은 홍원삼이었는데

왕비가 입는 원삼이라고 했다.

겹겹이 얼마나 끼어 입었던지

행사내내 화장실도 못가서 힘들었고

비녀를 찌르고 족두리를 한 머리는 너무 무거워서

그날 몸살을 앓았고 다음날 결석을 했었다.


목련이 피고 벚꽃이 활짝 필때쯤 되면

학교 교정에서 하룻밤 텐트를 치고 캠프를 했다.

밤새 담력훈련한다고 귀신놀이하고

모닥불 피우면서 밥도 해먹었다.

둥근 원을 그리면서 왈츠도 배웠고

밤새 선생님과 아이들은 허심탄회하게

서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간들이었다.

그래서 선생님과 우리들은 갈등이 별로 없었다.


 

아침에 청소하다가 중학교 교지를 발견했다.

40년도 넘은 교지들이다.

종이는 노랗다 못해 부서질 지경이다.

무섭게 책을 읽었던 때이고 글을 쓰기 시작했던 시절이다.

휘리릭 책장을 넘기니

유치하기 짝이 없는 나의 글들이 몇 편 보인다.

상상력도 우주 최강이었던것 같다.

별에게 편지도 쓰다니….


봄이되면 가장 먼저 중학교 학창시절을 떠올린다.

너무 행복했던 내인생의 한 토막이라서.

돌아갈 수 없으니까 더 소중하다.


해마다 봄이 되면

나는 열네살이 되고 동그란 우산을 쓴채 노란 개나리 만발한

학교 교문을 들어선다.

잠시 머물다 가는 이 봄에

가장 큰 꿈을 꾸게 된다.

어디선가 댕댕댕 종소리가 들려오면

나는 나의 자리로 돌아올 것이다.


오늘도 굿모닝^^

https://youtu.be/j-Rtk6UFqz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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