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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이나물로 장아찌만 만든다구요?

명이 장아찌♡



명이 장아찌


명이 2kg 은 깨끗이 씻어서 물기를

완전히 빼준다.


생수에 간장,  매실청, 식초, 황설탕을  

취향껏 섞어서 팔팔 끓여 식혀준다.


소독된 유리 저장용기에

명이를 차곡 차곡 쌓고

끓여 둔 간장을 넉넉히 붓고

대접으로 꾹 눌러 둔다.

아래 위를 섞어 주면서

1주일간 실온에 보관했다가

김치냉장고로 옮긴다.



드디어 명이의 계절이 왔다.

해마다 봄이되면 나는 무척 바빠진다.

봄에만 먹을수 있는 나물들을

데쳐서 냉동시키거나 또는

나물들로 장아찌를 만들어서

봄이 지나도 계속 그 맛을 볼 수 있는

기쁨을 누린다.


그런데 올해는 어영부영하다가

그 시기가 조금 늦어졌다.

그러나 우리집에서 고기를 먹거나

국수를 먹을때 감초처럼 꼭 있어야 하는

명이장아찌라서  부랴 부랴 담갔다.


명이는 원래 울릉도에서만 자라는

귀한 나물이라고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주문하다 보면

금액이 꽤 비싸지만

시판되고 있는 명이장아찌 가격은

어마어마하게 더 비싸고

무엇보다 짜지 않고 너무 달지 않게

건강한 먹거리로 만들기 위해

직접 만드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며칠전에 인터넷에 검색을 하는데

명이 가격이 굉장히 착한 것이다.

그런데 원산지를 보니 울릉도가 아니고

강원도였다.

' 어? 강원도에서도  명이가 자라나?'

리뷰를 보니 칭찬 일색이라

나도 2kg을 덥썩 주문했다.


드디어 배송을 받았다.

두근거리며 포장을 뜯고 비닐을 열었는데....



매년 주문했던 명이와는 비교할 수 없게

줄기가 길다란 키다리 명이였다.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하얀 꽃대도 보였다.

봄이 한 지나고 늦게 주문해서

명이가 너무 자라버린걸까?

명이 장아찌는 잎이 맛있는데

이 줄기를 어쩌나?

하얀 꽃대는 먹어도 되는건가?

아..아... 머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또다시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고

해답을 찾았다.

명이는 두가지 종류가 있다고 한다.

울릉도 종은 잎이 둥근 잎명이  이고

오대산 종은 줄기가 긴 줄기명이이며

꽃대도 먹을수가 있다고 한다.

내가 주문한 명이는

바로 오대산 종이었던 것이다.


줄기가 너무 길어서 일단은 적당한 길이로

자르고 잎부분을 장아찌로 담갔다.

모아 둔 줄기로 무얼할까 ?


( 명이 주먹밥)


고민끝에 명이 줄기로 2가지 음식을

만들어보았다.


먼저 명이 주먹밥을 만들어 보았다.

명이 줄기, 새송이 버섯 그리고 스팸을 다져서

맛간장에 졸여서

현미밥에 참기름과 함께 버무려

동글동글 주먹밥을 만들었다.

한입 크기로 빚어 미소된장국과 함께

먹으니 근사한 오니기리같다.



( 명이 치킨 데리야키 )


그 다음은 명이 치킨 데리야키를 만들었다.

닭 안심을 길쭉하게 썰어서

맛술, 소금, 후추에 잠시 버무렸다가

전분을 묻혀서 팬에 노릇하게 구워 둔다.


간장, 설탕, 굴소스를  함께 넣어  끓이다가

구워 놓은 닭고기와 명이 줄기를 넣고

버무리다가 마지막에 꿀을조금 넣고

불을 꺼준다.


접시에 담고 구운 양파를 샤라락 뿌려준다.

명이 줄기에서 마늘향이 나와서

느끼하지 않고  고소한 치킨요리가 되었다.


아직 냉동실 한쪽엔

다져놓은 명이가가득하다.


엄마들은 이렇게

자투리 식재료 하나도 버리지 않고

모두 쓰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고 사는지 모른다.

더구나 강화에 깻잎을 심어보니

( 나는  전문 농업인도 아니지만)

농사를 짓는게 얼마나  힘이 들고

애가 타는 일인지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그러니 먹을수 있는 것들은

조금도 버려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명이 줄기와 씨름을 하고나니

흰머리카락이 많이 생겼다.

며칠간의 내 노력을 누가 알겠냐마는

그래도 내 자신이 알고 있으니 됬다.


고개들어 보니

어느새 봄날은 가고 있다.

아니, 여름이 오고 있다.


https://youtu.be/JjPGjdPNIu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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