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lp -Common People
때로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 있다.
가장 뜨거운 8월의 여름날, 우리는 왜 거기에 갈까.
그늘은 없고, 머리 위는 뜨겁고, 바다는 멀다.
한 발짝만 움직여도 줄 서야 하는 세계.
흙을 밟고 잔디를 가로지른다.
왈츠처럼 느릿한 발걸음에 시간은 밀려난다.
시간이 비어둔 자리에는 음악이 들어온다.
네온 빛 수돗가에서 빨간 비누를 집어 거품을 내어 손을 씻는다.
콸콸 쏟아지는 물에 비누향이 섞인다.
바닥에 주저앉아 냉국수를 휘휘 저어가며 먹는다.
톡 쏘는 와사비맛이 찡하게 입안에 퍼져간다.
서쪽 하늘에서 거짓말처럼 짙은 체리색 노을이 번졌을 때
리허설하는 색소폰의 가느다란 소리가 들려왔다.
마시던 생수병을 잠시 내려놓는다.
그 멜로디는,
드뷔시의 달빛이었다.
예고 없이 한 순간 지나갈 아주 잠깐의 선율.
스무 살 시절부터 좋아하던 밴드들이 무대를 채운다.
한낮의 열기에도 조금 서늘한 저녁바람도,
후두둑 쏟아지는 빗줄기에 옷을 다 버려도
환호는 함성은 멈추지 않는다.
겉모습도 목소리도 조금씩 달라졌지만,
그때는 알지 못했지.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는 일이 그토록 어렵다는 것을.
아마도,
우리는 그걸 보고 싶어서 록페스티벌을 가는 것인지 모른다.
Pulp -Common People (2025 Pentaport Rock Festival)
https://www.youtube.com/watch?v=ViPrDdX6Cbk
펜타포트 록페스티벌에서 드디어 Pulp를 봄으로써 오아시스, 블러, 스웨이드와 더불어 브릿팝 4대 천왕으로 꼽히는 밴드들 관람이 완성되었다. 라이브는 말할 것도 없고 이 더위에 수트 차림으로 올라서 옛날과 변함없이 댄스를 쉬지 않아서 객석도 쉴 수가 없어서 감격.
보컬 자비스 코커의 "오!" 하는 감탄사를 노래에서 들을 때 음, 내가 펄프의 라이브를 듣고 있군. 새삼 실감했다.
*펄프에 대해 궁금하시다면
https://brunch.co.kr/@myeun27/2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