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다. 다음 주면 5월이고. 더 늦기 전 월간 아구 노트 일기를 쓴다. 비슷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힘겹게 출근을 하고, 매캐한 연기와 소음과 민원인을 맞으며 일을 하고, 퇴근해 흡입을 한다. 수영은 잠시 쉬고 있고, 스벅을 가고 또다시 출근을 한다. 회사에서는 나름의 다이어트를 이어가고, 집에서는 엽떡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 몸이 무거울수록 마음이 허기질수록 읽고 쓰며 살아가는 의미를 잃지 않으려 애를 쓰고 있다.
이틀 전에는 이직을 위한 체력 시험을 치고 왔다. 아직도 온몸이 쑤신다. 결과가 보여 당일 아침까지 갈까 말까 고민했다. 갔다 오길 잘한 거 같다. 내년에 기회가 닿아 다시 가게 된다면 좋은 경험이 될 테니까. 아직은 일을 하고 있어서인지 게으름에 준비가 부족했다. 간절함도 부족했고.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그럴 수 있겠다. 먹고사는 일 앞에서 하고 싶은 걸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지만, 이왕이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싶은 마음은 여전하다.
사람 마음이라는 게 참 간사하다. 뜨거운 여름이 오기 전 호기롭게 그만둘 사이즈를 보기도 하고, 꾸역꾸역 버텨야 하나 싶기도 하다. 모든 일이 그렇겠지. 오락가락하는 생각과 고민을 받아들이고 있다. 마음이 가난한 밤을 달래고 있다. 아 상반기에는 책을 내고 하반기에는 파리를 가고 싶었는데! 시간은 속절없이 흐르고 하루는 정신없이 지나간다. 그 안에서 조금 더 성실하고 싶다. 자주 나를 마주하고 싶다. 나이스함을 잃고 싶지 않다. 이동진 평론가 말처럼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 전체는 되는대로’. 당신도 그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