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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월의햇살 Mar 13. 2022

코로나 양성판정 이후…

결국 내 순번 이였나?

억울하다는 말이 처음 부터 쏟아져 나왔다

그간..그래 2년동안 제대로 외출다운 외출을 해보고 걸렸으면 억울하다는 말을 하면 안되겠지만

남들 여행갈거 다 가고 길 걸을꺼 다 걷고 캠핑갈꺼 다 가고 외식할꺼 다 외식하고-

뭐땜에 나는 집에서 꽁꽁 미련하게 있었을까 이럴꺼면 좀 돌아 다녀도 볼껄…

나 땜에 애들한테 옮을까봐 나 땜에 가족한테 옮길가봐 젤 큰 걱정은 그거라서 가던 수퍼도 인터넷으로 돌린지 오래고 사람들 만나는건 전화로 돌린지오래요 코로나 끝나면 만나자는 터무니 없는 말로 급 인사를 마무리 했던게 엇그제 인데

결국 걸렸다-


이제 격리해제후 5일남짓 지났는데 젤 먼저 몸이 원상태로 돌아오지 않는다

여전히 목은 가라앉고 조금만 말해도 쉬어서 내 목소리 찾기가 힘들고 가래와 기침은 처음부터 끝까지 떨어지지 않는다

난 기관지가 본래 약한 편이라 고열은 나지 않았지만 밤새도록 기침을 하고 밤새도록 목구멍 안에 붙어있는 끈적한 가래랑 씨름을 하고 항생제를 먹고 설사를 하고 다시 항생제를 먹고 부들부들 떨리는 몸으로 밥을 하고 고열에 시달리는 애들에게 밥을 먹이고 약을 먹이고 뭔 정신에 일주일을 버텼는지…

더구나 세상에 그렇게 몸이 쑤시고 아픈건 설명하기가 어렵다

근육통이라는게 타이레놀 하나쯤으로 끝나는 줄 알았는데 미친…타이레놀 백알을 먹어도 없어지지 않을만큼 훔씬 두들겨 맞다 못해 관절이 다 풀어져서 누가 톡 건드리기만해도 뼈마디가 다 부서질듯 너무 너무 아팠다

밤새 끙끙 거리고 근육통과 기침가래에 시달린것이 불과 며칠 전인데 거짓말처럼  나았어요라는 말은 하기 힘들었다 

주변의 걱정에 그저 차도가 있어요 점점 나아지고 있어요 회복하는 중이예요로 끝내야 안심을 드리니 나머지 아픈건 그저 내 몫이다


오미크론 별거 아니다라는 말은 너무나 쓸데 없고 개인차를 존중하지 않은 막말이다

백신 다 맞았는데 미접종보다는 덜 아플까요?라는 말도 다 잡소리다 백신맞던 안맞던 개인차다

몸뚱이가 다 달라서 아픈것도 다 다르고 통증도 다 다르니 일반화 하려는 오류는 이젠 그만 했으면 좋겠다


직접 내가 느끼는 정도가 내 통증에 정도다


일주일에 시간을 보내고 일상에 돌아왔다고 씻은듯이 가벼워진 몸이 아니라는거,여전히 마스크 잘 쓰고 여전히 외출을 조심하지만 그래도 전보다 문 밖에 나가는걸 덜 고민한다는거, 집안에 비상식품이라고 많은 라면을 왜 저렇게 쌓아놨을까 갑자기 미련하다고 생각 드는거,입맛이 없는게 아닌데 음식이 잘 들어가 지지가 않는거,가끔씩 당충전 안된듯 몸에 기운이 빠지고 바람빠진 풍선인형처럼 후줄근하게 맥이 풀리고 급급 피곤해진다는거…

병적으로 남아있는 휴유증도 휴유증이겠지만 이런 휴유증은 뒤늦게 뒷통수를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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