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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니박 May 30. 2020

저는 생일 안 챙겨요

이 글은 '생일'에 대한 부정적인 글입니다


선물은 나야나


얼마 전, 27번째 생일이 지나갔다.

생일은 특별할 거 없이 일상처럼 지나다.

나는 생일을 남들에게 알리지 않는다.

요즘은 카카오톡만 들어가도 누가 생일인지 알 수 있더라. 그래서 설정을 아예 꺼버렸다.

나도 남의 생일을 알 수없고

누구도 내 생일을 알 수 없도록.


나는 본래 성격이 부정적이다.

한동안 연락을 안 하던 사람이 생일이라 선물을 보내는 그 부분이 나는 싫다. 

더구나 이사회는 기브엔 테이크가 아닌가?

오는 게 있다면 가는 것도 있어야겠지.

돈이 없다 보니 일일이 챙겨주기도 벅차다.


문득 생일이란 게 무엇인지 고민하게 된다.

생일. 내가 태어난 날.

세상에 내가 나온 날.

내가 태어난 사실을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축하받아야 하는 걸까?


나는 내가 선택해서 세상에 나오지 않았다.

그렇기에 축하를 받으면 기분이 묘해진다.

나 자신 스스로 나를 축하한 적이 있는가 반문하게 된다.


어릴 때는 생일이 좋았다.

초등학교 때는 생일이 되면 반 친구들과 롯데리아에서 생일파티를 하곤 했다.

그때는 선물을 받고 햄버거를 먹는다는 사실 자체가 좋았는데,

크고 나서 보니 생일을 축하파티로 보내기 위해서는 많은 친구들과 자본이 필요하다는 점.

하지만 친구도 없고 돈도 없는 나에게는 어려운 일인걸.


자연스럽게 생일 축하라는 이벤트는 나와 멀어지게 되었다.


나 자신이 이 세상에 나왔다는 점을

나 스스로 긍정적으로 인정하고 축하하는 날이 올까?

점점 더 생활하기 어려워지는 이 시국 속에서.

내년 생일은 나 자신을 사랑할 수 있도록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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