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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니박 Jul 15. 2020

그냥, 아무 이유 없이 울고 싶은 날

우는데 이유가 필요한가요?

정말 아무 이유 없이 우울한 날


살다 보면

갑자기 아무 이유 없이 울고 싶은 날이 생긴다.

나에겐 어제가 그런 날이었다.

그렇다고 무슨 일이 있었던 건 아니다.


아무 일도 없는, 같은 일상 지극히 평범한 하루.


매일 일어나는 시간에 똑같이 잠에서 깨 

똑같은 시간에 출근하고,

같이 일하는 사람과 소소한 이야기를 나며 일한 날.

나에게 뭐라고 지탄한 사람도 없었고,

변수라고 생각할 만큼 특별한 일도 없었다.

늘 똑같은 하루 중 하루.

근데 어제는 유독 울고 싶었다.

정말 아무 이유 없이.


생각해보면 눈물을 참은적이 많다.


스스로 들보다 우울한 편이다 라고 자주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정말 운 적은 손에 꼽는다.

외로 눈물은 쉽게 나지 않는다.

또한 사회에서는 어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억울하고 힘든 상황에서 눈물을 참아야만 한다.

그렇게 수많은 날이 지나고, 또 지나다 보니

운다는 행위가 어색해진다.

 '눈물'이란 건 노래 제목에서만 만나야 하는 단어 같은걸.


이렇게 마음먹고 울고 싶은 날은 어쩌면 행운일지도 모른다.

평소에 쌓이고 쌓여왔던 우울한 감정들이 드디어 폭발!


울고 싶어도 참아야 했던 지난날을 보상하듯,

나는 어제 슬픈 영화를 틀어놓고 펑펑 울어버렸다.

울고 나니 속이 시원하고

다시 시작하면 된다는 작은 안도감이 든다.


내 마음이 이걸 바라 나에게 신호를 준 건가?

우는데 이유는 필요 없잖아.

돈이 드는 것도 아니다!

어른이라고 무조건 슬픈 감정을 참아야 하나?

감정에 솔직한 아기들만 울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어쩌면 우는 방법조차 까먹을뻔한 루를 겪으며.


울어서 창피한 걸 합리화로 승화시켰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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