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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니박 Oct 11. 2020

시간을 달려서

갈수만 있다면

오래된 일기장, 어린 시절


 방 정리를 하다가 우연히 오래된 일기장들을 발견했다.

초등학교 때 매일 쓰던 일기들.

자발적으로 썼다기보다는 숙제 검사를 받아야 하니까 썼던 글들인데 막상 읽어보니 그 당시의 일상들이 흥미롭다.

앉은자리에서 6년 치 일기를 다 읽어버릴 정도로!


그 시절의 어린 나는 얼른 어른이 되고 싶었다. 지긋지긋한 학교와 숙제 학습지에서 또한 엄마의 잔소리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나.

한편으로는 매일 뛰어놀고 만화영화 보고 친구들이랑 소소하게 행복했던 그 시절.

하교할 때 사 먹는 500원 치 컵떡볶이와

문구점 앞에서 100원이면 만들 수 있던 달고나.

행복의 기준점이 상당히 낮았던 그때 그 시절. 그리고 나.

그때는 시간이 정말 느리게 간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정신 차려보니 곧 있으면 30대가 된다.


시간이란 참 얄궂다.

빨리 가버렸으면 하는 시간은 느리게 가고

영원했으면 좋겠는 순간은 순식간에 지나간다.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간 하루는 기억 속에서 날아가 버릴 정도로 가볍지만.

결국 사라져 버린 내 시간이다.





들었던 시간들은 어느새 기억 저편으로.

좋았던 추억들은 앞으로의 시간들을 견딜 원동력이 되준다.


나에게 남은 시간은 이제 과연 얼마나 될까?

또한 내 소중한 사람들의 시간은?

시간이란 건 알 수 없어서 무섭고 슬프다.


월요일부터 금요일은 느리게 가지만

주말은 빨리 가는 마법 같은 시간의 원리.


시간을 달려서 갈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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