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보다는 행복을
2주간 이어졌던 비의 여정이 무지개와 함께 막을 내렸다.
하늘에 반원을 그리며 떠오른 무지개를 보는 순간 그동안의 흐린 기억들은 모두 기억 저편으로 사라지고 흥분으로 벅차올랐다.
아이들도 함께 소리 질렀다.
8살과 5살 인생 속에 있었던 무지개 중에 가장 크고 가장 선명하다며 환호성을 질렀다.
지난 흐린 날들이 없었다면 이 무지개가 우리에게 이렇게 벅찬 감동을 안겨주었을 리가 없다.
힘든 시간을 애써 지나올 때는 대부분 앞이 보이질 않는다. 어디까지 힘을 내야 하는지, 어디까지 가야 끝이 나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나를 심리적으로 더 공포에 밀어 넣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그저 한 걸음을 걸었다. 지금 내디딜 수 있는 한 걸음. 그렇게 아주 조금씩이라도 포기하지 않고 걸었다. 내게는 글도, 인생도, 사람과의 관계도 똑같았다.
안 써지고, 앞이 보이지 않고,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아도 늘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했다. 나에게 후회가 남지 않도록, 나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하루를 살다 보면 괜찮았다.
누군가 알아주지 않아도, 내 글에 감흥을 느끼지 않아도, 다른 이와 비교하지 않아도 나는 나라서 괜찮았다.
근래 자서전을 쓸 기회가 있어서 내 지나온 시간을 빼꼼히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흐릿한 기억을 떠올리며 한 글자 한 글자 적어 내려가다 보니 나, 열심히 살았구나 싶어서 내가 아주 많이 대견했다.
내놓기 부끄러운 글이었지만 또 한 편으로는 부끄럽지 않다는 게 신기했다.
인생을 살면서 언젠가 떠오를 무지개만 기다리며 살 수는 없다. 심지어 무지개는 떠오를 수도, 떠오르지 않을 수도 있는 거니까.
다만 내게 주어진 시간을 내 선택으로 차곡차곡 채워간다면 결국 무지개가 떠오르지 않아도 나는 괜찮을거라 생각한다. 행운이 주어지지 않아도 나는 행복할 수 있는 거니까.
그러니 다시 주어지는 나의 하루를 나만의 것들로 또 채워보리라.
후회하지 않으리라… 무지개를 바라보며 나는 그런 생각을 했다.
23.08.2025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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