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병원에 입원하다-part 5

변비약을 먹였더니 요도염이 띵동

by YJ Anne

새벽 3시였다.


아이의 심전도가 정상임을 듣고 가슴을 쓸어내리며 피곤에 절은 몸뚱이를 침대에 누워있는 아이 옆에 모로 세우고 잠깐 눈을 붙이려 몸을 누웠던 시간. 이제야 좀 쉬려는데 심술궂은 운명은 내가 쉬는 것이 배가 몹시도 아팠나 보다. 정확히 50분 뒤에 아이가 벌떡 일어나 앉아 기저귀를 부여잡고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며 울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지? 어디가 아픈가? 뭐가 잘못되었나? 망부석처럼 굳은 몸이 자다가 마치 얼음 벼락을 맞은 것처럼 벌떡 일어났다.


스탠드만 켜놓은 상황이라 침침하게 보이는데도 아이의 손가락이 하얘지도록 기저귀를 쥐어짜고 있는 모습은 선명하게 보였다. 호스로 연결된 옆구리나 주사 바늘 부위가 아닌 걸 확인하고 아이를 진정시키려 ‘오구오구 어디가 아파? 무슨 일이야?’를 간신이 내뱉으며 아이의 기저귀를 열었다.


기저귀를 젖히는 순간 눈에 들어온 것은 빨갛고 기다란 버섯 모양으로 퉁퉁 부어있는 아이의 고추였다. 그리고 똥꼬 부분은 새빨갛다 못해 핏물까지 스며 나오는 것 같았다.


이만한 피부 발진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당황한 나는 바로 간호사를 호출했다. 밤이 깊은 새벽 4시에 마치 화재 알람소리 같은 내 아이의 울음소리로 모든 아이들을 깨울 순 없으니 당장 기저귀를 벗기고 아이를 품에 신생아 때처럼 뉘어 안았다. 염증으로 한껏 성이 난 피부를 아프게 비벼대던 기저귀가 없으니 한결 편안해진 표정이었지만 이미 짜증 레벨은 최고조로 올라간 뒤라 울음은 쉽사리 진정되지 않았다.


간호사가 달려와 상황을 확인하고 당장 의사를 호출하고 싶냐고 물었다. 바이러스로 인한 염증일 수도 있으니 나는 할 수 있다면 빨리 의사를 만나고 싶다고 얘기했다. 그렇게 우는 아이를 품에 안고 시간은 조금씩 흐르고 있었다.


마치 1초가 1분, 1분이 1시간처럼 느껴지는 내 시간 속에 의사는 당장 달려오지 않았다.

30분이 다 되어 가는데 의사가 오지 않자 나는 다시 간호사를 호출했다. 간호사로부터 돌아온 답변은 응급실에 위급한 환자가 있어서 의사가 오는데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 같으니 아이를 진정시키며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했다. 그렇게 1시간이 다되어 갈 무렵 의사와 간호사들이 도착했고, 상황을 전해 듣더니 아이의 방광을 초음파로 확인했다.


안도하는 의사의 표정과 함께 아이의 방광에 바이러스로 인한 염증이나 세균 감염은 일단 없이 보이며 다만 성기 부분에 오염물질로 인한 염증 같으니 국소 마취용 리도카인 젤과 가려움증을 줄여 주는 수도 크림을 함께 쓰면 진정될 거라고 알려주었다.


아… 잦은 설사를 함과 동시에 씻을 수도 없으니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는 것이 순식간에 이해되었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오늘 밤은 기저귀를 쓸 수 없으니 방수 패드와 담요를 최대한 위아래로 덮어서 혹시나 덮쳐올지 모를 대참사를 예방하기로 했다.


통증과 가려움이 해결되고 나니 아이는 다시 평온한 모습으로 돌아왔고, 그와 동시에 내 품에서 쌔근쌔근 잠이 들었다. 시계를 보니 시간은 새벽 5시가 넘어 6시를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은 아이가 태어난 지 딱 3년 되는 날이라는 걸,

밝아오는 하늘을 바라보다 생각이 났다.


단 3번의 푸시에 순풍에 돛 달고 태어난 나의 소중한 2호는 태어날 때와 마찬가지로 발가벗은 채 세 번째의 생일을 맞이했다.


이 순간만큼은 아이가 태어나던 날과 마찬가지로 우리 둘이 뭔가 찐~하게 연결된 것만 같았다.


#감기 #폐렴 #독감 #아이입원기 #호주어린이병원 #호주병원

#앤크작 #나크작 #작가앤


매거진의 이전글어린이 병원에 입원하다-part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