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한국사 후일담' 매거진에서는 역사학자 조경철의 글을 편집 없이 올립니다. 한국사를 공부해온 과정, 그에 대한 생각들을 분량에 상관없이 묶어 올립니다. - 편집자 부
1995년에 나온 나의 석사논문 제목은 <백제불교의 수용과 전개>이다. 잘 쓴 논문은 아니지만 2가지 면에서 나름 뿌듯해하고 있다. 당시 백제 불교는 백제 불교의 관점이 아니라 신라 불교를 배운 사람이 신라불교의 관점에서 보아 온 것이 전부였다. 그때까지 사학과에서 나온 백제불교에 관한 박사논문은 물론 석사논문도 없었다. 그래서 나의 석사논문은 백제불교의 관점에서 백제불교를 바라본 첫 논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관점은 이후 2005년 박사논문에 이어졌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두 번째 뿌듯한 점은 고려대장경을 인용한 것이다. 우리의 대장경이 없으면 모르겠지만 세계적으로 뛰어난 고려대장경이 있음에도 당시 대장경을 인용할 때는 모두 일본의 대정신수대장경을 인용하고 있었다. 일본대장경이 전산화되어있어 인용하기가 편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손품을 팔아 고려대장경 영인본에서 직접 인용하였다. 효율성은 떨어지더라고 한국사 논문은 그래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 이후 어쩔 수 없이 박사논문에서는 대정신수대장경을 인용했지만 젊었을 때의 나의 무모한 고집이 ‘나만의 한국사’란 책을 내는데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