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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만의한국사 Jan 31. 2021

유료 뉴스레터, 가능 vs 불가능?

편집 넋두리 2. 유료 뉴스레터 서비스 론칭 첫 달의 기록

안녕하세요. 한 달 만에 '집배원 부'까지 N잡러가 된 '편집자 부'입니다. 1월 한 달간 했던 가장 큰 고민유료 뉴스레터 운영이 가능할까라는 것이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브런치의 많은 작가 분들의 고민도 자신의 글 콘텐츠의 수익화가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


그래서 무료 플랫폼인 브런치에 유료 글 콘텐츠 서비스를 만드는 분투기를 연재해 보려고 합니다. 실패담으로 끝날지, 성공담으로 끝날지 누구도 모르지만, 부디 성공담으로 끝나서 저도 좋고 글을 쓰는 많은 브런치 작가들께도 이 연재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브런치는 아직도 왜 무료인가.


사실 '편집자 부'는 브런치 플랫폼이 처음 생겼던, 베타 시스템 때부터 브런치 작가였습니다. 구독자 수도 7천 명으로 꽤 많았답니다. 그러다 영화 기자로 취업을 했고, 글로 밥 벌어먹고 사느라 브런치를 몇 년 동안 잊고 살았습니다. 과거의 좋은 기억이 남아 있어 '나만의 한국사 편지' 뉴스레터를 홍보할 주요 플랫폼으로 선택했습니다. 


몇 년 사이 여러 구독 플랫폼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그중 글 기반 플랫폼 몇몇이 수익화 구조를 만들어 갔습니다. 브런치도 그런 시도를 할 만한데 오랜만에 기웃거려 본 결과 그렇지 않은 것 같아 아쉽습니다. 여전히 글을 쓰는 작가에게 참 박하다는 인상을 줍니다. 일회성 콜라보, 소수 작가들이 선발되는 출판 공모전, 제안하기. 이 모든 것들은 작가가 '선택되길' 바라는 구조이며, 작가가 '능동적인 액션'을 취할 기회란 없습니다. 심지어 브런치 초창기 때보다 포털이나, 카카오 #에 올라가는 지분도 적어졌더군요. 드물게 업데이트되는 브런치 플랫폼 내부 큐레이션 구조도 아쉽습니다. 브런치 만으로는 안 되겠다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선택되길' 바라는 구조에서 '능동적인 액션'을 취하는 걸 시도해 보기로 했고, 그 과정을 기록해보기로 했습니다.


국내 최초 한국사 '유료' 뉴스레터,
가능 vs 불가능?


12월. 뉴스레터의 제목과 주제와 일정, 가격 정하기


제목과 주제 정하기

지난 12월, '한국의 맛과 멋' 트위터와 '나만의 한국사' 브런치를 운영하면서 어떤 뉴스레터 콘텐츠를 만들 것인가 고민했습니다. 


'나만의 한국사 편지'. 그동안 한국사 뉴스레터가 없었으니까 최대한 직관적인 제목으로 지었습니다. 필자가 쓴 책 제목을 살리면서, 교과서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나만의' 역사 이야기 컨셉을 강조하기에 적절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메일/뉴스레터라는 영어 표현보다는 편지라는 한국어가 좋을 것 같았습니다.


다음 고민. 연재 주제로 무엇을 할 것인가. 가족들이 회의에 참여했습니다. 의견을 주고받는 중 '멸망과 건국', '나만의 한국미술' 두 주제로 추려졌습니다. 


[멸망과 건국]

코로나로 이전의 것들이 멸망(?)하고 새로운 세상이 오고 있는 요즘에 어울리는 주제라 생각했습니다. 필자의 그간의 연구 주제와도 맞닿아 있기도 하고요. '건국과 멸망'에서 단어의 순서만 뒤집었을 뿐인데 그 느낌이 사뭇 색달라 좋았습니다. 마침 중국이 여러 가지로 우리 역사를 자신의 역사라고 세게 우기고 나서는 때라 시의성도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만의 한국미술]  

'멸망과 건국'이 대중적으로 다소 딱딱할 수 있는 주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 전통 콘텐츠, 한국의 미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막상 '나 한국의 이런 예술 작품 좋아해'라고 말하기엔 잘 몰라 선뜻 입이 떼지지 않습니다. 해외여행이 어려운 요즘 한 달에 한 번, 뉴스레터를 읽고 국내 이곳저곳을 좀 더 깊고 폭넓게 여행하며, 각자만의 최애 한국 미술 작품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일정 & 가격 정하기

한 달에 얼마가 부담 없게 지불할 수 있으면서도 읽는 사람, 쓰는 사람 모두 책임감 있게 콘텐츠를 대할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커피나 배달 음식, 한 달에 한두 번 겨우 보는 OTT 월정액엔 지갑이 쉽게 열리지만, 책이나 글 같은 콘텐츠는 유료 결제 연결이 쉽지 않은 품목(?)인데요. 카페에서 사 먹는 커피 한 잔 가격과 비슷한 월 3천 원으로 정했습니다.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꾸준하게 연재 할 수 있는 적당한 원고량은 월 2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스티비' 뉴스레터 플랫폼을 통해 무료로 메일 보낼 수 있는 횟수가 월 2회기도 했고요. 


1월 1주 차. 구독 폼 만들기

뉴스레터 구독 폼으로는 '스티비'를 선택했습니다. 구독 폼에 들어갈 이미지는 툴을 잘 다루는 첫째 동생이 만들어줬습니다. 많은 정보를 담으면서도 콘셉트를 잡아야 해서 꽤 까다로웠습니다. 상상했을 때는 쉬웠는데 꽤 난관이었습니다.

 

편지 콘셉트이었으면 좋겠고, 예스러우면서도 모던한 느낌(답정너 광고주 같은 오더)이 들게 만들고자 했습니다. 일단 엽서와 비슷한 비율로 구독 폼 이미지를 만들었고, 보내는 이를 적고 '집배원부' 도장을 그려 넣었습니다. 예스러운 느낌의 글자체를 선택했습니다. 



두 주제에 맞는 배너도 만들었습니다. 스러졌다가 다시 상승하는 선을 그려 역사 계승의 이야기를 다룰 '멸망과 건국'을 표현했습니다. '나만의 한국미술'세한도의 집 모양에서 따와 '나를 감동시킨 예술품'을 찾아 마음으로 소장해보자는 의미를 담아 이미지화 했습니다.



구독 신청 폼 내용은 이렇게 작성했습니다. 최대한 짧게 쓰고 싶었지만, 설명할 것이 많아 이 정도로 줄이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1개월, 2개월, 3개월, 6개월, 1년 단위로 세분화 해 구독자의 선택 폭을 넓혔습니다. 실제 구독자를 받아본 결과 지금까지 '한 달/여섯 달/일 년' 신청만 있어, 차후 조정 여부를 고민해야 할 듯합니다. 


1월 2주 차. 첫 글 공유수 169 돌파 & 모르는 구독자 첫 신청 & 인스타 개설

1월 두 편의 글을 브런치에 무료 공개하고, 2월부터 본격 유료 메일링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1월 2주 차 화요일 '나만의 한국사 편지' 첫 편을 올렸습니다. 마침 중국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는 역사서 발행 소식과 겹쳐 공유가 많이 됐습니다. 브런치 글 중 최다 공유수(169, 1/31 기준), 최다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아무래도 유료인 데다, 아직 연재도 시작하지 않은 상태라 과연 누가 신청할까 반신반의했는데, 감사하게도 지인이 아닌 모르는 구독자 몇 분이 뉴스레터 구독을 신청했습니다. 아직 소수에 불과하지만 그래서 더 소중한 구독자 분들. 덕분에 한 발 한 발 조금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https://www.instagram.com/khistory_letter/

브런치, 트위터 둘 다 '광고' 부분 방침이 폐쇄적인 것을 깨닫고 인스타그램을 개설했습니다. 앞으로 연재될 뉴스레터들을 깔끔하게 볼 수 있게 정리하는 목적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1월 3주 차. 트위터 1월 팔로워 수 전월 대비 (+132), 트위터 내 자체 콘텐츠 좋은 반응

전 월 대비 트위터 팔로워 수가 132명 늘었습니다. 자체 콘텐츠의 성과도 좋았습니다. 브런치에 올렸던 고려대장경, 조선왕조실록 지킨 평범한 사람은 누구인가 트위터에서 글 링크 형태가 바이럴 되기 쉽지 않은데 좋은 반응을 이끌었습니다. 정보성 글 하나도 리트윗 61, 하트 81을 기록했습니다.


1월 4주 차. 두번째 글 연재 & 구독자들에게 첫인사 메일 보내기

넷째 주 화요일 두 번째 글을 브런치에 올렸습니다. 현재 '나만의 한국사 편지' 1, 2편이 나란히 브런치 내 전체 조회수 1, 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소재 선정은 어느 정도 성공한 것 같습니다.


첫 유료 메일을 보내는 날까지 텀이 꽤 남아 있어 1월 구독 신청해주신 분들에 한해 31일 감사 인사의 메일을 보내드렸습니다. '나만의 한국사 편지'를 믿고 응원하는 마음으로 기꺼이 신청해주신 첫 구독자 분들! 정말 정말 정말! 감사드립니다. :)   


현재 구독자 모집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고 뉴스레터에 관심이 생겼다면, 응원의 마음이 생겼다면 아래 링크로 신청해 주세요! :)


글. 편집자 겸 집배원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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