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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만의한국사 Dec 31. 2020

힙한 역사 콘텐츠 플랫폼이 먹힐까

편집 넋두리 1. 저도 모르겠어요.

안녕하세요. 베일에 싸여 있는(?) 편집자 '부'입니다. <나만의 한국사> 브런치의 편집과 업로드, 트위터 '한국의 맛과 멋' 계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편집만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심심해서 새롭게 매거진 하나를 팠습니다. 이 코너로 좀 더 친해져 봐요. 우리. 여기에는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브런치와 트위터를 운영하면서 드는 생각, 앞으로의 운영 방향을 스스로 점검하는 글을 적어볼까 합니다. 거창해 보이지만 넋두리에 가까운 주절거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벼운 에세이 형식의 이 시리즈로 좀 더 '나만의 한국사' 브런치 유입이 좀 더 많아지길 기대하면서 시작해봅니다.




 좀 어색한 사이인 아빠와 딸이 운영합니다 


브런치에서 글을 쓰는 작가와 편집자는 사실 부녀 지간입니다. 아빠와 딸이 같이 무언가를 한다고 하면 떡볶이라던가, 주말드라마의 그런 살가운 아빠와 딸 사이를 떠올리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솔직히 둘만 있으면 좀 어색한 사이입니다. 많은 분들, 그렇지 않나요? 지난 20여 년 간(기억력이 남아있는 시기부터)을 돌이켜보면 수많은 끼니가 차려진 밥상머리에서 아빠는 계속 역사 이야기를 하고, 역사에 별 관심 없던 저는 듣는 둥 마는 둥 하는 것의 반복이었습니다.

이때는 좀 친했던 것 같기도... (기억엔 없음) 어느 정도 성공하면 가운데 낀 동생도 포섭할 계획.

올해 초 아빠의 온전한 첫 책 <나만의 한국사>가 출간됐고, 솔직하게 말하면 저는 아직도 그 책을 다 읽지 못했습니다. 나름 매거진에서 영화 에디터로 일하며 글로 밥 벌어먹고살았는데 말이죠. '나만의 한국사' 브런치를 본격적으로 운영하며 자세히 읽기 시작했습니다. 항상 흘려들었던 얘기를 어쨌든 완결로 읽으니까 흥미로운 부분도 꽤 있더군요. 근데 너무 어렵다. 제발 쉽고 친절하게 써주세요. 아빠.. 


아빠는 역사학자의 '오리지널리티'를 살리고 나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보게 만들자


<나만의 한국사>를 읽으며 가장 재미있던 점은 교과서에서 읽지 못한 새로운 관점의 글들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요즘엔 어떤 분야든 상관없이 '오리지널리티'가 대세입니다. 밀레니얼 세대, Z세대를 읽는 중요 키워드라며 주목하고 있죠. 그래서 브런치의 작가명도 책 제목 '나만의' 키워드를 그대로 살렸습니다. 


저는 영화일을 했고, 책, 여행, 음악, 케이팝, 미술, 음식 등 다양한 문화 예술에 관심이 많습니다. 이러한 분야에서 날고 기는 사람들을 온오프라인에서 많이 봤습니다. 글, 그림 실력은 물론이고 콘텐츠 기획력도 뛰어난 사람들이 많습니다. 

칠지도, 첨성대

그에 비해 역사, 한국사 부분은 압도적으로 부족합니다. 최근 한 유명 역사 교육 방송인을 둘러싼 일련의 사건만 봐도 그렇습니다. 그동안 역사 교육의 콘텐츠화를 제대로 성공한 사람이 없었고 모든 역할을 한 사람에게 몰아주어서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그만큼 영화, 음식 등의 분야에 비해 '한국사'가 대중화가 덜 됐다는 증거겠죠. 사람들이 이 사건에 분노한 이유 역시 '오리지널리티'였습니다. 그럼 정말 사람들은 오리지널리티가 담긴 콘텐츠를 볼까요? 이렇게나 어려운데? 


이 프로젝트는 일종의 그에 대한 실험입니다. 특히 한국사 분야에서 '젊은 세대', '여성' 관점으로 만드는 콘텐츠는 정말 극소수인데요. 오리지널리티가 담긴 한국사 지적 콘텐츠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젊은 세대와 여성들도 즐길 수 있게끔 시대 감수성이 담긴 표현으로 바꾸어 재미있게 전달하고자 합니다. 회사를 다니며 늘 생각했던, 언젠가 제 손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어떤 기획 콘텐츠를 성공시키고 싶다는 새로운 제 목표기도 합니다. 나름 회사에서도 조회수 톱을 놓치지 않던 실력을 믿고 일단 시도해봅니다.        


근데 돈이 될까.
가장 한국적인 것이 힙이 되는 세상이니 어쩌면?

   

경복궁에서 퓨전 한복 입고 공연 중인 BTS, 퓨전 국악 스타일의 대한민국홍보영상
완판 기록 중인 국립박물관 반가사유상 굿즈와 조선왕실 사각등 키트

이제부터 고민이 생깁니다. 뇌 속에서 '사람들이 아직 안 한 분야니까 가능성이 있어!'라는 긍정론과 '사람들이 다 안 한 데는 이유가 있지.'라는 부정론이 싸우고 있습니다. 한 가지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단서는 최근 한국적인 것을 힙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한복에 대한 관심, 국악에 대한 관심, 한국 여행지에 대한 관심, 전통 공예에 대한 관심이 여기저기서 보입니다. 레트로도 대세고요. 다만 이러한 관심이나 이슈가 일시적으로 휘발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는 한국 콘텐츠를 의미 있게 즐길 수 있는 내용과 사전 지식의 부재 때문이 아닐까요. 뭐든 자신에게 의미 있는 스토리가 담긴 것이 오래 남는 법이니까요. 그런 의미로 이런 프로젝트를 기획했습니다. 이걸로 회사에서 받던 월급만큼 벌 수 있을까 상상은 잘 안 되지만 일단 벌어둔 돈과 남는 게 시간인 것만 믿고 시작해봅니다. 또한 상승하는 코스피도 믿습니다.



브런치, 트위터를 선택한 이유,
그리고 뉴스레터


역사 콘텐츠의 플랫폼을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좋을까 고민했습니다. 이러한 프로젝트를 알리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보니 이왕이면 품이 덜 들고 많은 콘텐츠를 업로드할 수 있으면서도 제 전공인 글 기반 플랫폼이었으면 했습니다. 블로그? 검색어로 자주 잡히는 콘텐츠가 아니니 그다지 좋을 것 같지 않았습니다. 책과 텍스트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는 곳, 브런치가 좋을 것 같았습니다. 또한 책과 텍스트, 어떤 분야든 덕질에 진심인 사람들이 모여있는 공간, 최신 트렌드의 시작점인 트위터를 골랐습니다. 가장 오래된 소식지인 '한국사'를 최신 트렌드 플랫폼 '트위터'로 알리는 그 간극도 재밌을 것 같고요. 


각각의 편집 방침을 간략히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브런치]

-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한국사에 새로운 관점과 함께 깊이 있는 학문적 지식을 제공합니다. 칠지도, 첨성대, 별주부전, 단군신화 등등 다 아는 것들에 대해 다 아는 내용 말고 잘 모르는 내용을 담습니다.

- 최대한 '명협 조경철' 원글을 살리는 방향으로 편집합니다. 편집자가 터치하는 부분은 쉬운 표현으로 바꾸기, 한자 사용 최소화, 글의 구성, 제목, 서문, 대중적 표현 첨가, 업로드입니다. 대댓글은 편집자와 원작자 둘 다 답니다. 50대 말투면 아빠, 좀 어린 말투면 접니다. 앞으로는 편의상 제가 달 경우'(편집자)'라고 붙일 예정입니다.


- 브런치에서 가장 좋은 반응을 이끈 콘텐츠

브런치 업로드 글 중 가장 힘들게 편집한 글이고, 개인적으로 책 <나만의 한국사> 중에 재미있게 읽었던 파트라 뿌듯하네요.


[트위터]

'한국의 맛과 멋' 트위터 계정

- 브런치 글은 좀 어렵고, 아직은 한국 문화와 역사에 라이트한 관심을 갖고 있는 정도인 저 같은 분들을 위한 계정입니다. 한국사 관련 뉴스, 전시, 한국의 '멋'이 담긴 온갖 예쁘고 힙한 것들에 대한 정보 등을 모읍니다. '맛'도 좋아하는데 코로나 때문에 밖에서 아무것도 못 먹고 있어서 못 올리는 중입니다.

- 100% 편집자 마음대로 운영 중인 트위터 계정입니다.

- 언젠가 역사, 인문학, 요리 유튜브를 즐겨 본다는 BTS 슈가가 봐주는 것이 꿈입니다.


- 트위터에서 가장 좋은 반응을 이끈 콘텐츠

인용해 올린 마마무 한복 무대 의상 글이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1천여 개의 리트윗과 마음수를 얻었습니다. 무대가 끝나자마자 너무 좋아서 공유했는데 많은 마마무 팬분들과 트위터 유저들도 저랑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었나 봅니다. 며칠간 핸드폰에 불날 정도로 알람이 울렸습니다.


[뉴스레터]

2021년 신년 계획으로 국내 최초 '한국사' 이메일 구독 서비스를 준비 중입니다. 브런치, 트위터, <나만의 한국사> 책 내용과 다른, 새로운 내용을 기획 중입니다. 브런치와 트위터 밸런스처럼 가벼우면서도 묵직하고 알찬 뉴스레터가 될 예정입니다. 준비되면 차차 이곳에 알리겠습니다. 주변에 역사에 관심 많은 분들에게 마구마구 알려주세요. :)


'나만의 한국사 편지' 뉴스레터 신청하기 >>



요즘 코시국 때문에 아무도 못 만나서 그런지 말이 길어졌네요. 힙한 역사 콘텐츠 플랫폼이 먹힐까 저도 모르겠지만, 연말 연초니까 일단 시작하고 봅니다. 코로나 때문에 밖에 나가기 어려운 때지만 이러한 상황을 기회 삼아 가까이 있는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여러분의 많은 구독과 댓글, 마음이 힘이 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글. 편집자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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