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깨달은 이후에 완벽한 사람으로 환골탈태해야 한다는 것이다. 깨달은 사람은 '완전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괜찮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남들이 보기에 괜찮다는 것이 아니라, 그가 처한 온갖 조건과 상황을 부정하지 않고 긍정한다는 의미의 '괜찮은' 이다.
불치병을 진단받았는데 아무렇지 않게 된다는 것이 아니다. 그러한 사건이나 상황에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부정, 거부, 회피, 억압 등의 반응들에 대해 괜찮아지는 것이다. 그런 부정적인 방어기제들의 작용 또한 일어나야 할 일이 일어나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작용임을 이해하고 수용하게 되는 것이다.
어떤 일에 대하여 몸으로 때우는 것을 '몸빵'이라고 한다. 비효율에 대한 가장 확실한 각인은 온전히 '몸빵'을 당할 때 생긴다. 미련하고 어리석어 보일 수도 있지만 가장 확실하게 배울 수 있는 방법이다. 그렇게 배워야 가장 효과적으로 '괜찮은' 사람이 될 수 있다. 왕도는 없다. 한 번에 한 걸음씩 꾸준히 무심하게 가는 수밖에 없다. 요행을 바라는 순간 미끄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