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로 사는 게 자랑스러워요.

제가 선택하는 거예요.

by 권민창

명진이(가명)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4년 전쯤, 동호회를 하며 만난 동생인데요,
굉장히 붙임성이 좋고 서글서글한 성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은 태산같이 무거워서 말하기 힘든 고민도 이 친구에게만큼은 남은 과자 부스러기까지 털듯, 다 털어놓는 편입니다.
지금에야 제가 사람을 보는 기준이 많이 변했지만, 4년 전에는 철저하게 외모였던 것 같아요.
명진이라는 친구는 사실 외적으로는 잘 나지 않았습니다.
키도 작고 얼굴도 잘생기지 않았어요.
그래서 명진이를 잘 모를때, 명진이가 먼저 사람들에게 말을 걸거나 살갑게 대하면,
'쟤 뭔데 깝치지? 얼굴도 못생긴게.'라는 굉장히 오만한 생각을 했었습니다.
왜냐면 그 때 당시 제가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은 외모였으니까요.

그런데 자주 보고, 계속 대화하다보니 이 친구가 참 진국이라는 게 느껴졌습니다.
자존감도 굉장히 높았어요.

하루는 제가 농담이랍시고, 명진이에게 굉장히 실례되는 질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날도 새로운 멤버가 들어왔고, 여전히 살갑게 대하는 명진이에게 '명진아, 근데 니가 처음부터 살갑게 하면 좀 싫어하는 사람도 많지 않냐? 사람들 처음엔 얼굴 많이 보잖아.'
(지금 생각해도 너무 미안하네요.)
그러자 명진이가 저한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아직도 잊혀지지 않아요. 그 말을 듣고 너무너무 부끄러웠거든요.

'형, 저는 사랑받고 잘 보이려고 행동하는 게 아니예요. 남들에게 선택받기 위해 사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제가 가진 행복들을 저 사람들에게 전해줄까만 생각해요. 제가 선택하는거죠.'

아이 필 프리티라는 영화에 나오는 르네는 자존감이 굉장히 낮은 여성입니다. 그런데 어떤 계기로 자존감이 굉장히 높아져요.
그리고 그런 그녀에게 그녀의 남자 친구는 이렇게 얘기해요.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는 사람이 많아요.
자신의 부정적인 면에 너무 집착해서 자신의 근사한 점들을 놓쳐버리거든요.
당신은 자신을 잘 알고, 세상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아요.'

명진이가 돛단배라면, 명진이보다 훨씬 많은 걸 갖고 있는 유람선 같은 친구도 있습니다.
축복 받은 장점들이 굉장히 많겠죠.
그러나 유람선의 장점은 까마득히 잊은 채,
어마어마한 기름값, 칠이 곳곳에 벗겨진 갑판만을 생각한다면 불행할 수 밖에 없어요.
하지만 명진이라는 친구는 돛단배의 단점따위는 생각하지 않은 채, 천천히 노를 저으며 항해자체를 즐길겁니다.

제가 강연때 굉장히 많이 써먹어서 아마 신발이었다면 밑창이 너덜너덜해졌을거 같은 명언입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소설을 쓴 프랑스 작가 마르셸 프루스트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진정한 탐험은 새로운 땅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야를 갖는 것이다.'

어색할 수도 있지만, 공책을 꺼내서 내가 잘 할 수 있는 점을 한 번 적어보시길 바라요.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인생이 바뀐다더라고 하더라고요.
장점들을 신나게 적어봅시다.
그리고 이렇게 한 번 되뇌여봅시다.
'나는 나로 사는 게 자랑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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