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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창 Apr 28. 2020

작은 오지랖이 가져다 준 행복

행복한 저녁시간

평일 저녁, 사당역 11번 출구 근처 바나프레소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습니다. 그 때 회사원인 듯 보이는 아저씨 3분이서 카페에 들어오시더군요. 세 분 다 친해보였습니다. 자리에 앉으시더니 서로 ‘이건 내가 살게.’ ‘무슨 소리야. 내가 살게~ 그냥 앉아있어~’하며 기분 좋은 실랑이를 하시더군요. 


결국 실랑이의 승자가 된 아저씨께서 당당하게 카운터로 가셨습니다. 그런데 바나프레소는 모든 메뉴를 키오스크로 주문해야 돼서 직원이 ‘저기 뒤에서 주문하셔야 합니다.’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러자 그 아저씨가 ‘아이고, 죄송합니다. 저희가 여기가 처음이라.’하며 웃으며 말씀하시더군요. 직원분도 웃으며 ‘아니에요. 감사합니다.’라고 얘기하셨어요.


카운터에서 퇴짜를 맞은 아저씨. 터벅터벅 걸어서 뒤쪽에 있는 키오스크로 발걸음을 옮기셨습니다. 앉아있던 친구 분들도 뭔 일인가 싶어 아저씨를 따라갑니다.

‘이런 게 있어? 신기한 듯 키오스크를 보며 메뉴 주문을 하시는 아저씨들.

그 모습이 참 순수해보였습니다. 


‘제가 도와드릴까요?’

한참을 키오스크 앞에서 헤매시던 아저씨들에게 도움을 드리고 싶어 작은 오지랖을 부려봤습니다.


‘아이고, 그래주시면 감사하죠.’ 난감하던 아저씨들의 얼굴에 화색이 돕니다.

‘어떤 거 주문하실 건가요?’ 라고 묻자 ‘저희는 그냥 아메리카노가 좋습니다’라고 웃으며 말씀하시는 아저씨들. 주문을 하고 카드를 여기 꽂으시면 된다고 하자 연신 감사하다고 고개를 숙이시더군요.


정말 별 거 아니었지만, 작은 도움을 주고 그 작은 도움으로 인해 과분한 감사를 받으니 정말 기분이 뿌듯하더군요. 주문한 커피를 받아 자리로 돌아가서, 웃으며 대화를 하시는 아저씨들을 흐뭇하게 지켜봤습니다. 제 오지랖이 아저씨들의 행복한 저녁시간에 작은 도움이 되어 참 기분 좋은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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