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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창 May 01. 2020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사랑의 조건

혼자서도 잘 사는 사람이 둘이서도 잘 산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랑하면서도 거리두기’입니다.


관계에 대해서 흔히 언급되는 말 중에 가장 공감 가는 말이 있습니다.

‘혼자서도 잘 사는 사람이 둘이서도 잘 산다.’


연애에 있어 그 사람이 내 전부라고 생각하고, 그 사람이 아니면 내 삶은 아무 의미 없고, 상대의 인정이 내 존재 가치를 규정한다고 굳게 믿어버린다면 그 연애는 결코 건강하게 오래 지속될 수 없습니다.

상대방이 나를 충분히 인정해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시든 꽃처럼 풀 죽어 버리고, 상대방의 표정, 말투, 행동 하나 하나에 내 기분이 좌지우지됩니다. 끊임없이 의심하고, 끊임없이 불안하고, 끊임없이 집착하게 됩니다. 이런 경우는 연애를 하며 본인을 쉽게 잃을 수 있습니다. 자신의 중심에 뿌리가 깊지 않아, 상대방에 가벼운 행동에도 마음이 뽑혀나갑니다.


그렇다고 그 반대 역시 해법은 아닙니다. 상처 받을 것이 두려워 마음을 주지 못한다면 평생 제대로 관계를 맺지 못합니다. 내가 준만큼 상대방이 준다는 확신을 미리 확인하려 하고 끊임없이 내 마음을 불확신의 바다에 표류시킨다면 관계의 현재를 온전히 누리지 못합니다. 연애는 거래가 아닙니다. 가끔 연애를 거래처럼 하려는 사람이 있는데, 그건 상대방을 온전한 인간으로 존중해주고 인정해주는 태도가 결여된 무례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좋은 연애를 할 수 있을까요?


우선 사랑하는 상대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연애를 처음 시작하게 되면, 상대방에게 모든 걸 다 맞추려고 합니다. 좋아하니까요. 설레니까요. 하지만, 그 설렘은 일시적이고 오래가지 않습니다. 좋은 영화는 엔딩크레딧이 올라간 뒤 시작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연애도 마찬가지입니다. 진짜 연애는 설렘이라는 엔딩크레딧이 올라간 뒤 시작됩니다. 서로의 부족함을 이해해주고 맞추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주변에서 자주 연애 자체의 의미를 결혼으로 두는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의 경우에는 연애에 신중하고, 또 연애가 급할 수밖에 없습니다. 결혼이라는 의미를 성취하기 위함이고, 또 그러기 위해선 상대방도 본인과 비슷한 사람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결혼을 전제로 연애를 하다 헤어지게 되면 엄청난 충격을 받게 됩니다. 그 동안 이 사람을 만나면서 흘려보낸 시간들이 아깝고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하지만 모든 다이어트가 성공으로 귀결되지 않듯, 모든 연애가 결혼으로 귀결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그 다이어트가 의미가 없는 걸까요? 아닙니다. 적어도 다이어트를 하는 동안에는 내 관성을 깨뜨리려고 노력했을 것이고, 본인의 의지를 지키려 애썼을 겁니다. 연애도 마찬가지입니다. 좋지 않은 연애든, 좋은 연애든 그 과정은 필연적으로 나에게 도움이 됩니다. 큰 상처를 받았다면, 상처를 회복하는 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 상처를 회복하게 되면 예전보다 더 단단해지게 됩니다. 그러면서 상대방에게도 여유를 주고 너무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그 적절한 지점에 올곧게 서 있을 수 있는 것이죠. 상대방에게 너무 기대하지 말고 자신을 지키되, 먼저 사랑을 주고 또 진심을 내어주세요. 그걸 알아봐주는 상대방이 분명 여러분에게 나타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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