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하기
나날이 된 나는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사실 부끄러울 것도 없는데 스스로가 대단한 사람이라도 된 마냥 굴었다. 그럴걸 같잖은 체면이라 부르고 싶다.
너 뭐 돼?
아니. 아무것도 안되니깐 결국엔 누군가와 이어지기 위해선 그만큼 관심을 끌만한 요소가 필요했고 그게 나는 가격할인 프로모션이었다. 정신 작가의 네이밍 클래스에서 알게 된 인연들, 현재 참가하고 있는 마케팅 수업의 멤버들의 신청은 물론 또 인스타그램 광고를 돌리기도 했다.
프로모션 상품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빛나는]이라는 상품의 개인 촬영과 홈스냅.
또 다른 상품은 [일과 결], [창작과 결]이다. 두 상품이지만 창작자와 소상공인들을 위한 상품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결국에는 하나의 카테고리이다. 두 상품인 것은 사전 질문이 분야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나눈 것뿐이다.
내가 집중했던 것은 [일과 결], [창작과 결]이다.
나 역시 예술계에 일을 했었고 또 공간 찍는 것을 좋아하니 공간에서 시작하는 소상공인들과 함께 상생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제2의 커리어로서 시작하는 사람들, 특히 아이를 양육하는 여성들도 생각하게 되었다.
30-40대에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하고 프로필 사진이 필요하게 되었는데 증명사진은 너무 딱딱하지만 스튜디오에서 사회적 미에 맞춰 찍히는 것을 부담스러운 하는 사람들이 나를 포함 주변에 꽤 많다고 생각했기 때문. 그들이 그들답게 자연스러우면서 또 스스로를 아름답다 느끼고 만족해하길 바랐다.
그리고 소상공인인 경우는 자신의 사업과 브랜드를 운영하며 차근차근 정성을 다해 만들어진 공간과 함께 프로필 사진도 촬영하고 공간만도 따로 찍어서 기관에 제출할 일이 생길 때 쓸 수 있도록 했다. 공간도 어떻게 찍느냐에 따라 미감이 살 수 있다는 것을 사진으로 보여주며 그들이 필요할 때를 위해 쓰이면서도 스스로 자신의 브랜드나 공간 (스토어)에 자긍심을 가지길 바랐다.
프로모션으로 일한 양에 비해 많지 않은 돈을 받고 진행하지만 퀄리티는 정말 똑같이 혹은 더 많이 잘해주고 싶었다. 이 프로모션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알게 되었다. 프로필 스냅은 처음인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어떻게 찍혀야 할지 어색해했다. 그래서 촬영을 하며 질문을 던지고 대화를 나눴다. 그렇게 서로를 알아가며 긴장을 풀고 자연스러워질 때의 모습을 포착했다. 또 마음에 들어 하는 사진으로 포스터도 제작해 주고 촬영 모습을 핸드폰 동영상으로 찍어 그때 우리가 나눈 유의미한 대화를 비디오나 오디오 녹음본으로 보내드리니 고객들이 그때를 기억하며 즐거워했다.
나 역시 몸은 살짝 지쳤지만 사진을 만족해 주었을 때 내 삶에 다시 도파민이 돌기 시작했다. 나는 내 사진으로 누군가를 만족시키고 칭찬받는 것에 성취를 느끼는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