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테이블 전략
앞서 말했듯 클라이언트와의 회식은 좀 더 난이도가 있는 자리다.
우리 회사는 계약 구조상 ‘을’이었다.
그러니 이것은 ‘을’의 시선으로 본 클라이언트 회식 이야기다.
원칙은 간단하다—고객지향.
장소는 고객 특성에 맞춘다—성별, 연령, 선호 주종, 술/밥 취향, 입맛의 까다로움까지.
‘을’이라고 과하게 오버해서도, 성의가 부족해서도 안 된다.
티 나지 않게, 은근하게 성의를 담는다.
프로젝트 시작 회식의 목적은 감사와 각오다.
“맡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프로젝트 종료 회식의 목적은 관계 정리와 다음을 위한 다짐(약속)이다.
진행 중 껄끄러웠던 부분은 이 자리에서 정중히 마무리해야 다음 기회가 열린다.
혹독한 술자리가 예상되면, 막내는 숙취해소제를 인원수대로 챙긴다.
규모가 크면 팀장은 자리배치도를 미리 그린다. 누가 누구를 전담 마크할지, 어떤 대화 키워드를 던질지까지 합의한다.
겉으론 가볍고 유쾌해도, 그 시간 속에서 다음에 필요한 정보를 조용히 채집해야 회식의 목적이 달성된다.
역시나 수고한 PM에게 잔이 가장 많이 몰린다. ‘갑’은 나의 월급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럴 때 회식의 순기능을 작동시킨다: 예의를 갖추되 적극적으로
이번 협조가 프로젝트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를 구체 예시로 말하고,
문제였던 부분은 어떻게 보완할지 제시하며,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음을 어필한다.
거나하게 취하기를 바라면 함께 술잔을 기울이고,
좀 더 많은 대화를 나누기를 원한다면 술보다는 좋은 식사와 분위기로 시간을 채운다.
공식 석상 외 비공식 회식은 있을 수 있다.
통화 중 답답하면 “사무실로 오라” 하기도. 방문했다가 식사/한 잔 제안을 받으면 응한다. 그래서 클라이언트 미팅엔 법카를 챙긴다. 상대가 제안했어도 먼저 계산하는 센스(단, 사내 가이드라인이 “금지”면 정중히 감사 인사). 규정/윤리는 회사 기준을 따른다.
여기까지면 젠틀한 갑이다. 그런데 세상엔 다양한 갑이 있다.
참석 예상 인원 5명이라 했는데 도착해 보니 부서 전체 15명이 식당에서 대기 중.
야근으로 참석이 어려운 직원 두 명이 홀에서 식사를 했는데, 계산서엔 그들의 비싼 밥값과 소주 1병이 포함.
“여직원만 먼저 보내고…”로 시작하는 부적절한 제안,
잦은 술자리로 끈끈함을 만들었다고 믿었는데, 정작 중요한 의사결정에선 딴소리….
두고두고 회자될 회식은 언제나 생긴다.
전날 밤 예상 밖 상황이 있었더라도 다음 날은 평소처럼.
껄끄러운 대화와 상대의 주사를 보았더라도, 소문내지 않는다.
우리의 갑이 곤란해하지 않도록 지켜 준다.
실수는 누구나 한다.
회식은 내가 술을 즐기러 가는 이벤트가 아니다.
부서든 클라이언트든, 취하지 않고 자리를 지켜내는 미션이다.
술로 즐거움을 원한다면—그건 친구와의 약속에서.
회식의 목적은 친밀함이 아니라 신뢰다.
취하지 말고, 지켜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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