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일기장은 아이의 역사책

by mmyoo

일기 쓰기 수업을 시작한 한 아이가 보물처럼 노트 한 권을 들고 왔습니다.


색이 누렇게 바랜 노트는 딱 봐도 아주 오래된 것 같았습니다.


아이는 노트를 가슴에 안고 빙그레 웃으며 아버지가 초등학교 때 썼던 일기장이라고 자랑을 했습니다.


일기 쓰기 수업을 들으면서 아이가 일기에 관심을 갖게 되니, 아버지가 자신이 썼던 일기장을 찾아 보여준 모양입니다.


초등학교 일기장을 지금까지 보관해 둔 그 학부모님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일기장 덕분에 아이는 초등학교 시절의 아버지와 조우하는 뜻 깊은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오래된 일기장 속에는 아버지의 아버지, 그러니까 아이에겐 할아버지가 늦게 와서 놀아 주지 못했을 때의 서운함,


시험을 앞둔 어린 시절의 아버지의 긴장감, 새로 산 장난감 때문에 즐거웠던 일 등‘우리 아빠도 어릴 적엔 나와 비슷했구나!’


라며 보다 친근하게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가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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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험 이후로 학부모님에게 가능하면 아이들의 일기장을 잘 보관해두도록 조언을 해줍니다.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도록 비닐로 표지를 한 일기장을 선물해주기도 합니다.


차곡차곡 모아둔 일기장은 아이의 역사책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 역사책은 아이의 자녀에게 다시 읽혀지고, 부모님이 아이의 어린 시절을 추억하며 꺼내 읽을 수도 있을 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이 생생하게 담기게 됩니다.


어떤 생각을 했는지, 어떤 과정을 통해 생각이 성숙해지고 있는지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이 바로 아이의 일기장입니다.


날짜 : 2013년 3월 16일 일요일

날씨 : 아주 덥다

주제 일기 : 공부는 왜 해야 할까?


이번 주제는 왜 공부를 할까입니다. 자 이 영상을 보십시오.

엄마 : 아들아 공부해라.

아들 : 싫어.

엄마 : 다 하면 아이패드 줄게

아들 : 앗싸 지금 바로 시작할게.

아들 : 공부 다 했어. 이제 아이패드 줘.

엄마 : (자면서) 안돼. 너무 늦었어. 그만 자라.


자 여기서 문제가 있습니다. 여기서 아들의 의견을 들어봅시다.

아들 : 너무 서운합니다. 엄마는 저보고 숙제를 다 끝내면 아이패드를 준다고 하셨는데, 숙제를 정작 끝내면 맨날 엄마의 대답은“늦었다. 빨리 가서 자라”입니다. 당신도 생각해 보십시오. 만약에 어떤 사람이 마사지를 해주면 100,000원을 준다고 하였습니다. 열심히 마사지를 해 줬는데 고맙다면서 돈도 안 주고 튀었습니다. 이러면 얼마나 짜증나겠습니까?

엄마 : 공부는 아들을 위해서 하지 저를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들 : 정말 공부는 나를 위해서 하는 것일까요?


날짜 : 2013년 9월 7일 토요일

날씨 : 가을 날씨

제목(주제일기) : 행복이란 무엇인가?


내가 생각하는 행복은 공부를 안 하는 것이다. 내가 뒤센 스마일을 할 때는 행복하다는 뜻이고 야구, 놀기, 노래, 아이패드, 루키, 밥, 만화, TV, 돈, 달력에 재량휴일이 적혀 있을 때 등등 무조건 노는 것과 관련이 아주 깊게 있다. 억지웃음을 지을 때는 김치를 먹을 때이다. 하지만 공부를 하지 않으면 어른이 되어서 내가 원하는 것을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 지금 나는 행복하게 공부하는 걸 배우고 있다. 어쩌면 공부는 행복도 불행도 아닌지 모르겠다.


위 두 일기는 같은 아이가 3월과 9월에 쓴 글입니다.


두 글의 형식은 다르지만, 모두 공부에 관한 생각을 담고 있습니다.


처음 글은 대화를 빌어 시나리오 형식으로 쓴 글로 조금 장난스러워 보이기도 하지만, 아이의 진심이 담겨 있습니다.


두 번째 글 또한 뒤센 스마일에 관한 글을 읽고, 놀 때가 즐겁다는 진심을 털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두 글 사이에서 아이의 성장을 엿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일기에서‘공부는 행복도 불행도 아닌지 모르겠다.' 라고 글을 마무리하고 있는데,


이 지점에서 첫 번째 일기를 쓸 때보다 공부에 대한 생각이 성장했음이 느껴집니다.


이렇게 성숙해지는 과정을 담고 있는 것이 바로 일기장이고, 하나하나의 일기가 모여 아이의 역사책이 됩니다.


이렇게 생각이 성장하는 과정이 담긴 것이 바로 일기입니다.


그러니 오늘 아이가 쓴 일기가 결과라고 생각하시고 실망하지 마셨으면 합니다.


아이의 생각이 자라는 만큼 좋은 글을 써낼테니까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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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경 미

(현) 성북동 좋은선생님 원장

(현)좋은 연구실 대표

(전) 대치동 KYLA Smart Education 원장

(전) 성북동 성당 주일학교 교사


저서 및 저작 활동

<뮤지컬 앤 더 시티> 저자

<일기는사소한숙제가아니다> 저자

<초등1,2학년처음공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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