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이의 오늘 날씨
날씨를 느끼는 연습만 시켜주면 세상 멋진 시를 보여주니까요. 아이들이 쓴 날씨를 통해 보지 못했던 것을 보고, 듣지 못했던 것을 저도 듣게 됩니다. 사뿐히 내리는 소리 없는 이슬비는 내 마음의 어떤 부분을 건드리지요. 그렇게 아이들이 들려주는 시들로 마음이 촉촉해집니다.
유진이는 몸에 열이 많은가 봐요. 더위가 가고 가을이 왔지만, 여전히 덥다며, 더위를 이렇게 멋진 표현들로 알려주네요. 운동장에 있는데 돋보기에 타는 개미 같았다며, 화산에 간 거 같았다네요. 엄살이 대단하죠?
일기장에 날씨를 쓰는 이유는 변화를 관찰하고, 그 변화를 표현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입니다. 자신을 둘러싼 환경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매일매일 관찰하고 표현해보면서 변화에 민감해집니다. 여름날 장마철 하늘과 가을로 접어드는 하늘은 분명 다릅니다. 피부에 닿는 바람의 느낌도 다르고, 콧속으로 스며드는 공기의 냄새도 다르죠.
아이들이 이 변화를 매일매일 관찰하고 살아간다면 분명 다른 인생을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1년 365일의 하늘이 조금씩 변하는 모습을 관찰한 아이와 무심하게 지나친 아이는 분명 다른 감성을 품게 되겠죠. 다른 것은 몰라도 이런 변화를 관찰하고 자란 아이는 분명 매서운 눈을 가진 사람이 될 것입니다. 민감하게 세상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한 것에 시선을 둘 수 있는 어른이 될거라고 장담합니다.
날씨 쓰기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바로 날씨가 변화를 온 몸으로 관찰하는 것입니다. 물론 아이 혼자서 날씨를 관찰하는 일이란 일어나지 않습니다. 아이가 혼자서 오늘 날씨는 너무 더워서 꼭 화산에 온 것 같구나라고 생각하는 일이란 일어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자신의 느낌을 생각해보고, 적당한 표현을 찾을 수 있도록 안내 해준다면 아이가 스스로 이런 표현을 만들어냅니다. 손바닥에 떨어지는 빗방울을 함께 느껴주고, 추위와 바람, 더위를 함께 느껴주고 이것을 말로 표현할 수 있도록 기다려줍니다.
함께 저녁 산책을 하며 하늘과 구름의 모양, 달의 모양을 관찰하고, 계절과 절기에 관한 얘기도 나눠보면 도움이 됩니다. 신기한 것은 이렇게 느끼고 표현하는 연습을 몇 번만 하면 자연스럽게 너무나 시적인 표현들을 만들어낸다는 점입니다.
아이들은 편견 없이 자신의 감각을 받아들이고, 또 그것을 표현하는 데 솔직합니다. 때문에 느끼는 바를 그대로 표현하도록 이끌어주면 훌륭한 문장을 만들어냅니다. 날씨를 관찰하며 아이가 했던 말을 기억해서 그대로 적도록 도와주기만 하면 됩니다.
비에 대해 표현한 말들, 낙엽의 색깔을 표현한 말들, 바람을 느낄 때 했던 말들을 기억했다가 일기에 날씨를 쓸 때 알려주기만 하면 됩니다. 기억하기 힘들다면 그때그때 핸드폰에 녹음해두어도 좋습니다. 혹시 아이의 표현이 다양해지지 못하고 머물러 있다면, 색깔, 냄새, 촉각, 주변의 사물을 넣어서 표현해보자고 살짝 가이드라인을 주어도 도움이 됩니다.
윤 경 미
(현) 성북동 좋은선생님 원장
(현)좋은 연구실 대표
(전) 대치동 KYLA Smart Education 원장
(전) 성북동 성당 주일학교 교사
저서 및 저작 활동
<뮤지컬 앤 더 시티> 저자
<일기는사소한숙제가아니다> 저자
<초등1,2학년처음공부> 저자
유튜브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mmmyooo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