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YOSIL Feb 24. 2019

[정보모음]보통 한국직장인이 TMB일주하는 법

휴가내고 TMB(뚜르드몽블랑) 도전하는 직장인을 위한 여행정보 총정리

보통 한국의 직장인이라면 족히 2주의 시간이 필요한 뚜르드몽블랑 일주 여행을 선뜻 도전하기 힘들것이다. 나 역시 명절에 휴가를 냈기에 가능했다. 겨울인 설날에 트레킹은 불가하니 가을의 추석명절에 갈 수 밖에 없었다. 첫째날 후기에 썼지만 비행기표를 끊고 나서야 추석명절의 9월말엔 시즌이 끝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인터넷엔 여름에 다녀온 사람들의 후기뿐이어서 준비할 때 무척 답답했다. 그래서! 혹시 가을 명절에 휴가를 내고 TMB에 가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유용할 것 같은 정보를 종합 정리해보고자 한다.


이 글은 아래 분들에게 유용할 것이다.

-추석 연휴를 이용해서 TMB 일주를 하고 싶은 분!

-체력에 자신감은 없지만 꼭 가고싶은 분!

-캠핑 말고 산장을 이용하겠다는 분!

-패키지가 아닌 자유 여행으로 가고 싶은 분!


추석연휴에 TMB 도전, 괜찮을까?

TMB의 시즌은 6월 중순~9월 중순이다. 5월엔 눈이 아직 안녹은 곳이 많고, 9월 중순부터 문닫는 산장들이 속속 생긴다. 나는 2018년 추석연휴에 맞춰 9월 말~10월초로 다녀왔지만 이때 간다면 산장을 찾는데 꽤나 노력을 해야한다. 힘들면 기댈 수 있는 케이블카나 짐운송 서비스도 9월 중순에 대부분 끝난다. 10월 3일 끝냈는데 우리가 마지막 숙박객이었던 곳이 더러 있었다. 락블랑과 같은 몇몇 유명한 산장은 문을 닫아 묵지 못했다. 되도록 10월로 넘기지 않는 게 좋을 듯 하다.

대신에, 가을의 TMB는 일주를 하는 트레커가 많지 않아 한적하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날씨도 하루빼고는 모두 화창했다. 여름 성수기보다 이때가 비도 덜오고 날씨가 더 맑다고 한다. 날씨가 안좋았던 하루도 눈이 펑펑 와서 환상적인 눈꽃 풍경을 볼 수 있었다. (다만 일교차가 크고 10월이 될수록 추워졌다.) 또, 성수기에는 워낙 사람이 많아 산장을 예약하려면 3개월 전에 해야한단다. 우리도 미리 예약은 했지만 침대의 여유가 많았다.

결론은? 9월안에 끝내는 일정이라면 문제없다. 올해(2019년) 추석 연휴가 9월 12~15일이니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가이드북이 필요할까?

나는 우선 책부터 읽는 옛날사람인지라 가이드북을 찾아보았다. Key Reynolds의 <The Tour of Mont Blanc>이라는 원서가 보통 바이블이라고 하는데, 지도가 정확했다. 하지만 스트레스받으며 영어로 볼 자신이 없어 한국 가이드북을 찾았다. 국내 나와있는 책은  (1)<몽블랑 둘레길 완벽해부 뚜르드몽블랑 360>(백민섭 저, 신구문화사)과 (2)<투르드몽블랑 알프스의 꽃 몽블랑 일주 트레킹 가이드북 >(이영철 저, 꿈의지도) 두개 정도다. 둘 모두 저자의 여행기가 포함되어 있어 여행에 가지고 갈 정도로 가볍지 않다. 가기전에 참고하는 목적으로 활용하기에 좋다. (2)의 날짜별 지도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 TMB일주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이 부분만 사진을 찍어 휴대폰에 담아갔다. (1)은 다양한 TMB의 응용 루트의 설명이 많았다.

트레킹 중에는 휴대폰으로 지도앱 맵스미와 구글을 이용했다.  

인터넷 상에 올려놓은 TMB의 GPS파일을 다운받아서 핸드폰의 맵스미와 구글 지도로 열면 루트를 확인할 수 있다. 유럽 유심을 사갔지만 산 위에서 통신이 잘 안되는 경우가 많아 지도를 다운받을 수 있는 맵스미가 유용했다. 구글지도는 버스편을 찾아보거나 슈퍼마켓 등을 찾을 때 좋았다.

*TMB GPX다운로드: https://www.traildino.com/trace/continents-Europe/countries-European_Trails/regions-Alps/trails-TMB_-_Tour_du_Mont_Blanc


숙소 정하는 것=일정을 짜는 것

문을 여는 산장을 찾아서 잇는 방식으로 일정을 짰다. 그래서 일정 짜는 것이 곧 숙소를 정하는 일과 같았다.

스위스 숙소에서 챙긴 홍보물. TMB전체 코스와 숙소를 참고할 수 있다.

TMB 일주은 보통 10~12일 정도가 걸리고 하루에 15~20km 내외로 걷는다. 대부분 고도 2,500m 이하로 고산병 위험은 없으나, 하루에 1,000m 고도를 오르고 내리는 날이 많아 힘들수 있다.

9월말~10월 초 운영했던, 내가 묵었던 산장과 호텔 중심으로 한 일정은 다음과 같다.


*O-Open, X-Closed

1일차 (9/23) : 샤모니 -(버스이동)-레우쉬-(케이블카)-벨뷔-트리코고개-미아지산장(X)-트윅산장(X)-레콩타민몽주아(O,Gai Soleil 호텔)

2일차 (9/24) : 레콩타민몽주아-트렐라떼뜨 산장(O)

3일차 (9/25) : 뜨렐라떼뜨 산장-낭보랑산장(X)-발머산장(X)-본옴므산장(O)

4일차 (9/26) : 본옴므산장-레샤피우(O, Le Chambre de Soleil)

5일차 (9/27) : 레샤피우-모떼산장(X)-세이뉴고개-엘리자베따산장(O, 이탈리아)

6일차 (9/28) : 엘리자베따산장-비에이산장(X)-꾸르마예르(O,호텔多)

7일차 (9/29) : 꾸르마예르-베르토네산장(X)-몽드라삭스-보나티산장(O)

8일차 (9/30) : 보나티산장-엘레나산장(X)-페레고개-라풀리(O,Maya Joie, 스위스)

9일차 (10/1) : 라풀리-(버스이동)-샹펙스-포르클라즈고개(O,포르클라즈호텔)

10일차(10/2) : 포르클라즈고개-발머산장(X)-트레르샹-(버스이동)-샤모니(프랑스)


*초반 적응기간을 위해 빨리 움직이지 않고 둘째날(뜨렐라떼뜨)과 넷째날(레샤피우)은 짧게 이동했다.

*마지막에 하이라이트라는 락블랑까지 가서 11일 트레킹을 하는 게 정석이지만, 락블랑산장이 문을 닫았다. 풍경에 대한 욕심이 사라져서 샤모니에서 쉬었다.

*도착후 샤모니에서 쉴때 에귀디미디전망대를 갔으나 중간 플랑드레귀까지밖에 케이블카를 운영하지 않아 아쉬웠다. 꼭대기까지 갈수 없다면 과감히 포기하자!  

*열흘 중 반만 걷고싶다면 프랑스-이탈리아 구간을 추천한다. 풍경은 다 좋긴 하지만 딱 하나를 꼽자면 꾸르마예르에서 보나티산장까지의 몽드라삭스 능선이 하이라이트였다. 그리고 이탈리아 산장이 음식과 시설, 친절함이 좋았다.


산장 예약은 어떻게?

TMB 산장을 모아둔 사이트를 이용했다. 오픈 일정을 9월 중순 혹은 9월 등으로 모호하게 적혀있는 곳은 예약사이트에서 날짜를 찍어보거나 메일을 보내서 가능한지 확인했다.  

*TMB 산장 예약 사이트 : http://www.autourdumontblanc.com/en/index.cfm/tour-mont-blanc-accomodations.html

이 외에 좀 큰 마을은 일반 호텔예약사이트에서도 찾을수 있다. 샤모니나 꾸르마예르는 도시라 호텔이 많았고, 레콩타민몽주아, 레샤피우, 라풀리는 구글 지도에서 호텔을 찾아 예약했다. 그 외에는 산장예약사이트의 산장 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성수기에는 3개월 전에 미리 예약해야 한다고 한다. 비수기에는 문을 닫는지 확인하느라 연락하면서 미리 예약했다. 결국 TMB는 이러나저러나 그냥 미리 예약하는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미리 결제할 필요는 없어서 변동이 생기면 며칠 전에 연락하면 된다.


비행기예약, 러시아항공을 주의할 것!

제네바로 들어가서 샤모니로 버스타고 이동해야 한다. 제네바 직항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모두 있는 것 같은데 가격 압박으로 러시아항공을 택했다. 80만원대. 단, 러시아항공 이용시 수하물이 도착하지 않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니 참고할 것. 경유 대기 시간이 3시간 이하면 대부분 당하는 것 같다(...) 우리의 경우는 스틱만 아니면 기내수하물로 들고 갈수 있었는데, 가방에 들어갈 정도의 짧은 스틱은 기내 수하물로 가능하다고 해서 극적으로 통과! 스트레스 받은 걸 생각하면(...) 폴란드항공도 90만원대로 합리적이다.


제네바에서 샤모니로는 어떻게 이동하나?

제네바 공항에서 샤모니로 버스를 타고 한시간 쯤 간다. 이지버스와 Oui버스 등이 있는데 인터넷으로 예약이 가능하다. 이지버스가 제일 시간이 다양했다. 이지버스는 20인승 정도의 버스였고 위버스는 대형 관광버스다. 알아서 선택하면 됨!

*이지버스 : http://www.easybus.com 

*위버스 : https://www.ouibus.com/


비용은 얼마나 들까?

항공 비용 외에 트레킹 중 드는 비용은 대부분 숙박비다. 외식, 쇼핑 거의 없음. 산장을 이용한다면 조식과 저녁이 포함된 Half board로 묵는 것이 보통이다. 도미토리와 프라이빗룸에서 선택할 수 있다. 룸이나 Bed만 빌려도 되나, 가게가 없기 때문에 먹을 것을 따로 준비하지 않으면 식사가 어렵다. 난 다 Half board로 묵었고, 저녁식사가 꽤 괜찮아서 만족했다.

2인 프라이빗룸 하프보드 기준 인당 50~80유로 정도로, 한화 하루 10만원 정도 예상하면 된다. 그 외에는 점심식사나 간식, 버스나 케이블카의 교통비가 든다. 푸짐한 점심 도시락을 10유로 정도에 구입할 수 있는 산장이 더러 있다.

여행자에게 대중교통 무료 혹은 할인해주는 경우가 많다. 첫날 샤모니에서 받은 여행자 대중교통티켓을 보관했다가 마지막날 돌아올때도 썼다. 라풀리-샹펙스 구간 버스 티켓을 숙소에서 구입하니 할인이 되기도 했다. 교통에 대해서는 일단 숙소에 물어보자!

트레킹을 했던 열흘간 쓴 비용을 계산해보니 인당 90만원 정도였다. 하루 10만원 정도로 예상하고 유로(8일)와 스위스프랑(2일)을 적절히 환전해 가면 된다.


가장 중요한, 짐싸기!

가장 고민했던 부분이었다. 모두 내가 들어야 할 것들이므로 최소한의 물건으로 가고자 했다. 아래는 내가 싼 짐들이다. 약 7kg의 배낭을 들고 출발했다.


-복장: 등산긴팔셔츠2, 등산바지1, 고어텍스자켓, 패딩, 중등산화, 양말3, 속옷3, 내복 상하의 1벌, 숙소에서 입을 따뜻한 후리스 상하의 1벌

-착장도구: 스틱, 모자, 버프, 장갑, 무릎보호대, 스패츠, 비옷, 선글라스

-먹거리: 알파미 500g, 블럭국 인당 5개, 깻잎/멸치 반찬 2~3개, 튜브고추장, 초콜릿 등

*바로쿡이라는 즉석가열연료를 가져가서 유용하게 사용했다. 물은 식수를 어디서든 구할 수 있어 생수통에 그때그때 담아마셨다.

-기타:세면도구, 비상약, 침낭 이너, 수건, 보조배터리, 여행용아답터, 물티슈, 휴지


숙소 후기

마지막으로, 내가 묵었던 산장과 호텔들의 간단한 후기를 남긴다. 비수기때까지 운영해주는 것만으로 충분히 고마운 숙소들이다. 크게 문제가 있는 숙소는 없었다.


[샤모니 HOTEL LES AIGLONS]  

호텔예약사이트 통해 예약. 샤모니수드 버스정류장 바로 앞. 밤 버스 도착, 다음날 바로 레우쉬행 버스를 타야해서 예약하였는데 호텔도 좋고 위치도 만족. 조식 별도. 메인 거리와는 조금 걸어야 한다.

[샤모니 Le Faucigny Hotel]

호텔예약사이트 통해 예약. 성당과 투어리스트 사무실 바로 근처에 있으며 샤모니 메인 거리와 가깝다. 최근 리뉴얼한 듯.  깨끗하다. 조식 별도.

※ 한국인 트레커들은 한국인 사장님이 운영하는 '알펜로즈'에 많이 묵는데, 9월 중순까지 영업하셔서 묵지 못했다. 메일로 예약하도록 되어있지만 전화로 예약하길 권한다.

[레콩타민몽주아 Gai Soleil 호텔]

시설이 괜찮았고 친절했다. 1층은 식당인데 그날따라 저녁 식사가 안되었으나 맛있는 식당인 듯. 조식이 정말 괜찮았다. 조식포함 2인 114유로.

[트렐라떼뜨 산장 Refuge de Tre la Tete]

산장의 전망이 매우 좋다. 공동욕실 사용. 프라이빗 하프보드 인당 61유로. 저녁식사는 전식-본식-디저트까지 나오는데 보통 수준이다.  

[본옴므산장 Cross shelter Bonhomme]

매우 크나 정말 산장같다. 밤에 추웠고 그날 고장으로 샤워가 안된다고 했다. 재료수급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식사가 매우....맛이.....큰 기대는 말기를. 매니저 청년이 매우 발랄하다. 하프보드 인당 50유로.

[레샤피우 Le Chambre de Soleil]

구글로 찾은 호텔인데 생긴지 얼마안되었는지 TMB산장 리스트에는 없었다. 시설도 깨끗하고 저녁도 좋았다. 주인 가족이 따뜻하다. 하프보드 인당 74유로. 점심도시락이 푸짐하다.  

[엘리자베따산장 Refugio Elisabetta]

첫 이탈리아 산장. 음식이 완전 맛있다. 시설도 나쁘지 않았고 분위기가 좋다. 샤워할때 3분 코인으로 따뜻한 물을 쓸 수 있다. 하프보드 인당 60유로.

[꾸르마예르 Maison la Saxe]

호텔예약사이트에서 예약했다. 시내와 꽤 멀어서 힘들었지만 150년된 건물을 감각적으로 개조해서 색달랐다. 특히 조식이 최고. 햄, 치즈, 요거트, 꿀, 카푸치노까지. 주인의 친절함은 보너스.

[보나티산장 Rifugio Alpino Walter Bonatti]

모든 산장 중 하나만 가야 한다면 보나티산장! 시설, 음식, 전망 등 통틀어 베스트다! 꾸르마예르에서 보나티산장까지의 풍경도 최고다. 강력 추천. 하프보드 인당 68유로.  

[라풀리 Maya Joie]

규모가 크다. 시설은 약간 낡았다. 2인 140프랑. 저녁은 퐁듀로 제공한다.  

[포르클라즈호텔]

약간 낡은 시설이지만 관리는 잘되어있고, 1층 식당에서의 식사가 만족스러웠다. 마지막날 유일한 숙박객이었다. 인당 72유로.


#여유있는_추석_TMB일주 #강력추천 #여행은_비수기


뚜르드몽블랑 일주 트레킹 이야기

TMB01 위로, 위로 오르는 사람들

TMB02 힐링데이인줄 알았는데 

TMB03 니 체력을 니가 알라 

TMB04 내가 만난 가장 사랑스러운 남매 

TMB05 몽블랑도 식후경 

TMB06 도시녀를 위한 TMB의 배려 

TMB07 TMB의 화양연화, 바로 오늘

TMB08 페레고개를 넘어 스위스로

TMB09 알고보니 찐클라이막스

TMB10 꿈같은 열흘, 다시 샤모니로


이전 21화 [뚜르드몽블랑]꿈같은 열흘, 다시 샤모니로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