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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쪼그라들 것 같을 땐 몸을 움직여봅시다.

유쾌하게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만나며 에너지를 얻은 날

by 뮤슈만

경쟁과 평가의 늪에 들어선 교육생은

기분 좋게 잘 지내다가도 어느 순간 갑자기

나를 의심하게 되는 상황을 맞닥뜨리곤 한다.


첫 과제를 부여받은 OT가 끝나고

밀려있는 과제를 하며 빵을 씹던 카페 구석탱이는

유난히 에어컨이 세게 나왔고

카디건도 뚫고 들어온 한기에 마음이 쪼그라들었다.


쓰고 바로 지울 생각으로 타닥타닥 키보드를 쳤는데

한동안 화면을 보며 멍을 때렸다

이리저리 휘날리며 갈피를 못 잡는 나는 과연 어딘가에 뿌리내릴 수 있을까. 갈지자로 가도 방향은 좀 올바르게 잡았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폭풍 가동되던 에어컨이 잠잠해지고

빵쪼가리가 포도당이 되어 뇌를 굴리기 시작하자

방전됐던 마음도 온기를 되찾았다.

묵묵히 과제를 끝내고 나니

자리를 뜨지 않고 할 일을 끝냈다는 만족감 덕분에 든든한 마음이 두둑해졌다.


어찌저찌 시작한 저녁 알바.

전단지를 뿌리고 가게 사장님들과 인사를 나누는데, 책상에 앉아 검색하고 자료를 찾을 때와는 다른 방면에서 활력이 돌았다.

지금 있는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며 사업을 하고 가게를 여는 사장님들의 적극성과 에너지.


일을 배우는 알바생인데도 사장님 사업이 잘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열심히 사는 사람들의 에너지를 듬뿍 받았다.


쉬지 않고 두 시간을 빨빨거리며 돌아다녔는데

발바닥에서는 불이 나고 머리는 띵한데 마음은 약간 신이 나있다.


불안이 내 마음을 휘저을 땐

눈길을 주지 말고

묵묵히 내 할 일을 하고

빠르게 그 자리를 피해 몸을 움직여 버릴 것


불안을 몰아내고 내 할 일을 해낸 하루

덤으로 잃어버린 활기를 되찾은 오늘의 감정은

아마도 든든함으로 기억에 남을 것이다.


작지만 내면에 뿌듯함이 가득 찬 하루였다. 뿌듯뿌듯뿌두둣.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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