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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장에 적어두던 일상을 예쁜곳에 담아보려 합니다

어쩌다 보니 브런치 연재북을 열며 시작하는 7월의 첫날

by 뮤슈만

어제 막 이삿짐을 푼 엄빠집에 필요한 생필품을 구매하느라 아침부터 쿠팡을 들락날락했고,

당장 필요한 샴푸, 린스, 트리트먼트, 지퍼백, 섬유유연제가 포함된 캡슐세제, 섬유탈취제, 벌레 안 꼬인다는 쓰레기통을 사다가, 포도씨유, 냉동블루베리, 견과류를 사고, 엄마가 필요하다는 90cm짜리 롱폼롤러. 아빠가 좋아하는 호박즙을 담고, 전라도 배추김치 5kg을 주문했다.


내꺼 살때는 최저가, 할인특가에 혹할 때가 많았는데, 엄빠꺼는 예쁘고 좋은 거 고급진 거를 고르고 싶어지는 요상한 심리가 발동하다 보니 온라인 쇼핑만 꼬박 두 시간을 했다.

- 운동기구는 상큼하고 예쁜 색이어야 손이 가겠지 싶어 밝은 다홍 계열의 살몬 vs 로제를 한참 고민하다 더 선명한 색, 덤으로 폼롤러 마사지 자세를 알려주는 한 장짜리 포스터가 들어있는 플로리아나 로제를 고름.

- 고민 없이 최저가 중국산 김치를 주문하던 내게 맛있는 국산 김치 고르기는 가장 어려운 파트였다. 이래서 동네 시장 손맛 좋은 반찬가게를 찾아다니고, 지인을 통해 농수산물 직거래를 하는구나 싶었다. '전라도·국산·100%' 좋은 말 다 붙어있는 김치. 리뷰만큼 맛있는 김치가 도착하기를.

- 부모님의 건강한 일상을 기원하며 초콜릿 안 들어간 퀄리티 높은 견과류, 100% 늙은 호박으로 만들었다는 호박즙을 담았다.

부모님 걱정 안 시키고 평소에 틱틱대지 않는 게 더 중요하겠지만, 그게 안돼서 속상한 날들은 나도 알고 너도 알고 모두가 아는 사실이겠쥬.

흐아. 철 좀 들자 인간아.(<---요 인간= 나 자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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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필품 14개를 시키고 보니 어느새 점심시간. 더위를 피해 노트북을 바리바리 싸들고 카페에 들어왔다.

7월의 첫날. 나름 하반기 스타트를 끊는 하루인데, 피곤하고 덥다고 마냥 늘어져있기는 싫어서 나왔는데, 나오길 잘한 것 같다.

방학을 맞은 대학가에 위치한 스벅의 평일 오후는 손님이 듬성듬성 앉아있어, 여유롭고 한가로운 옛날옛적 스벅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적당한 백색소음과 공부하는 사람들의 뒷모습, 들어본 적 없지만 들어본 것 같은 매장음악이 나오는 스벅에서 이제 나도 할 일에 집중하면 되는데, 괜히 인터넷 서핑을 하고 싶고 재밌어 보이는 게 떠오른다는 건


마감일이 코 앞인 할 일이 있다는 것.


덕분에 일상을 끄적거릴 브런치북도 만들고

이렇게 오늘의 일기도 남겨보는 건 좋은 의미의 딴짓이라고 합리화를 해봅니다 :)


뭐가 이상하다 싶을 만도 한데 한참을 모르고 있었다.

매장컵에 컵홀더를 꽂고 올라온 나. 어수선한 나의 정신상태를 보여준 것 같은 나의 실수

ㅈㅣ구ㅇㅑ ㅁㅣ안ㅎㅐ....ㅠ_ㅠ

우당탕당 정신없는 나를 보여준 것같은 ㅋㅋㅋ.jpg
쏴리 컵홀더 재활용 할게.jpg
지구야 미안해 ~_~ 컵홀더는 재사용할게~!!


더위도 식히고 카페인도 들이켰으니

마음을 가다듬고 차분하게 오늘 할 일에 집중해야겠다. 정말로 아주아주 조금만 더 딴짓을 하고 말이지요.


갑자기 뜬금없이 일상을 기록할 공간을 열어재낀 하반기의 첫날.

떠오르는 생각들을 기록하러 자주 들락날락할 예정이니

잘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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