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공부가 죽도록 싫은 너에게'는 지금으로부터 4년 전에 쓴 글입니다.
그동안 써놓은 내용으로 매거진을 발행하면서
브런치북으로 완결해보자 싶어서 마무리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토록 공부가 싫었던 저의 아이들이 자라서
지금은 둘 다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신기합니다.
물론 지방대라면 대학생이 되는 것이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저의 아이들도 둘 다 인서울이 아니에요.
하지만 공부를 대하는 자세가 많이 달라졌거든요.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1. 딸내미
딸아이는 교환학생을 코로나로 인해 중간에 포기하고
미국에서 돌아와 한동안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모두 중간에 포기하였습니다.
그래서 대학도 2년이나 늦게 들어갔어요.
검정고시에 합격한 후
첫해는 아이가 선택한 학과였습니다.
하지만 막상 해보니 미래가 별로 보이지도 않았고
다니는 학교도 별로였고 흥미도 떨어졌어요. 중도 포기.
그다음 해는 엄마 아빠의 추천으로 들어간 학교와 학과였어요.
거절할 수 없어 다녔는지 1년만 다니고 중도포기.
무엇보다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이 확고하게 커지게 되었던 시기였어요.
지금은 본인이 저어어엉말 하고 싶었던 학과를 선택해서
행복하게 대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학과 선택을 하는 데에도 사실 저와 남편의 반대가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그 누구보다 믿어주고 지지하고 있습니다.
공부를 제대로 해본 적이 없는 딸내미지만
대학에서 종종 장학금을 받을 만큼 좋은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2. 아들내미
공부가 죽도록 싫은 너에게의 주인공이죠.
본인피셜
고등학교 1, 2학년 때 공부 안 했답니다.
네, 제가 봐도 안 했어요. 뭐 누가 봐도 안 한 아이입니다.
등급을 다 까발리기에는 아들의 사회적 지위가 있으니 그 정도는 참기로 하고,
뭐 상상하시는 것보다 등급이 낮을 수 있습니다.
솔직히 저는
이 아이가 과연 대학을 갈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게다가 본인이 재수는 절대로 하지 않겠다고 선언을 했었기에 대학을 못 가면
어디에 가서 기술을 배우게 할지를 염두에 두고 있었지요.
앞선 글을 읽으셨다면
이 아이가 공부를 잘하지 않음에도
전교어린이회장과 방송반 합격을 이루어낸 쾌거를 기억하실 겁니다.
바로 그 저력이 이번에 대학합격을 만들어냈습니다.
우선 고3 담임선생님을 정말 잘 만났어요.
저는 솔직히 고3엄마처럼 살지 않았어요. 아이를 학원에 보내지도 않았고, (다니던 영어공부방도 그만둠) 담임 선생님 상담도 한번 안 갔어요. 사업을 한답시고 제 일에 몰두하느라, 또 아이가 공부를 안 하는 아이라 그냥 큰 관심을 두고 살지 않았습니다. 고3 엄마가 이렇게 편할 수도 있구나!
다만 제가 준비하고 있었던 것은 얘가 대학을 다 떨어지면 무슨 일을 시켜볼까였어요.
이런 고3 엄마가 있을까요?
그런데 은혜로우신 담임 선생님 지휘아래 아이가 나름의 수시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재수는 절. 대. 안 할 거라 수시로 반드시 합격을 해야만 했죠. 수능은 당연히 잘 볼 자신이 없었을 거고요.
그래도 4년제는 가야 엄마 아빠가 큰 잔소리 안 할 거라 혼자 예상했고, 나름의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겁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경기도에 본인이 가고 싶었던 대학과 학과에 합격을 하였습니다.
완벽한 면접 실력으로 말이죠.
운도 좋았습니다.
꼭 나왔으면 하면 질문이 운 좋게 나와서 1000% 능력을 모두 발휘할 수 있었습니다.
성적으로는 될까 말까 한 대학이었고, 이 전형으로 뽑는 학생 수도 4명 정도였어요.
지원자는 80명 가까이나 되고...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결국해 냈습니다. 진짜 요 근래 가장 행복한 일이었어요.
이 영광을 담임선생님께 드립니다.
이런 것이 살아가는 재미라고 생각해요.
이 아이들의 미래를 그 누가 재단할 수 있을까요?
청소년 시기만 보면 누군가는 이 아이들을 루저라고 생각했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누군가가 부모가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아이가 학교 다닐 때 공부를 못한다고 너무 절망하지 마세요.
아이가 자기에게 꼭 맞는 것을 찾으면 시키지 않아도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요.
아이가 무얼 원하는지 늘 관심을 두어보세요. 평소에 밥상머리 대화도 많이 필요하고요.
그저 아이에게서 희망만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그러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어요.
부모가 아이를 희망으로 바라봐주면 아이는 그래도 절망을 덜하지 않을까요? 절망에서 빠르게 회복하지 않을까요?
완벽한 육아도, 완벽한 교육도 없습니다.
저도 굉장히 부족한 부모예요.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그저 나에게 있는 것들이 아이에게 흐르는 거라고 생각해요.
무엇을 흐르게 할지는 부모인 내가 결정해야겠지요.
인생은 길고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