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100화짜리 장편을 준비 중인데 어떻게 구조를 짜야 하나요?”
극적 구조도 알고, 7막 공식도 배웠지만 장편 스토리에 어떻게 적용시켜야 할지 몰라 답답해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답은 간단합니다. 일단 3막이든, 4막이든, 5막이든, 7막이든 중심이 되는 극적 구조를 세운 뒤, 그 안에 다시 또 극적 구조를 삽입하면 됩니다. 이런 방식이라면 100화, 200화, 300화 얼마든지 길게 늘릴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일단 삼하원칙으로 ‘누가 + 무엇을 + 어떻게’하는 이야기를 정합니다. 여기서는 ‘고등학생인 주인공이 외계인에게 납치된 가족을 구하는 이야기’로 설정하겠습니다. 그 다음, 이 이야기를 3막, 4막, 5막, 7막 공식 중 하나를 선택해 적용해봅시다. 저는 7막 공식을 적용해보겠습니다.
1. 결심 : 주인공에게 욕망이 생긴다. 욕망을 이루려고 결심한다.
= 어느 날, 외계인이 가족을 납치해갔다!! 가족을 구하려는 욕망이 생기는 주인공.
2. 좌절 :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욕망을 이루기 힘들다는 걸 깨닫는다.
= 하지만 갑자기 사라져버린 외계인! 어디로 갔는지 도저히 알 수 없어서 좌절하는 주인공.
3. 희망 : 그럼에도 불구하고 욕망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한다.
= 외계인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레이더가 있다는 소문을 듣는다.
4. 전진 : 욕망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고 힘차게 돌진한다.
= 레이더를 획득하여 외계인의 위치를 찾아냈다! 외계인을 향해 돌진!!
5. 박살 :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처참하게 박살난다.
= 외계인을 찾았지만 가족을 구하기는커녕, 외계인의 초능력에 의해 목숨을 잃을 뻔한 주인공.
6. 고민 : 암울한 상황 속에서 욕망을 해결할 방법을 연구, 준비한다.
= 압도적인 실력차이를 깨닫고 절망에 빠진 주인공. 하지만 외계인을 물리칠 수 있는 특별한 광선총을 얻게 된다.
7. 결말 : 준비한 방법으로 욕망을 이룬다. (또는 실패한다)
= 광선총으로 외계인을 물리치는 주인공! 가족들을 구출한다!
이렇게 7막 공식을 이용해 중심이 되는 극적 구조를 세웠습니다. 그런 다음, 1번에서부터 7번까지의 과정 중 한 곳을 골라 그 사이에 다시 또 7막 공식을 삽입하는 겁니다. 저는 1번과 2번 사이를 선택하겠습니다.
1. 결심 : 주인공에게 욕망이 생긴다. 욕망을 이루려고 결심한다.
= 어느 날, 외계인이 가족을 납치해갔다!! 가족을 구하려는 욕망이 생기는 주인공.
※ (1번과 2번의 사이인 이곳에 7막 공식을 다시 또 대입하는 겁니다.)
2. 좌절 :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욕망을 이루기 힘들다는 걸 깨닫는다.
= 하지만 갑자기 사라져버린 외계인! 어디로 갔는지 도저히 알 수 없어서 좌절하는 주인공.
이때, 지금의 1번은 새로 삽입하는 7막 공식의 1번으로, 지금의 2번은 새로 삽입하는 7막 공식의 7번으로 설정하고 중간을 다시 채웁니다.
1. 결심 : 주인공에게 욕망이 생긴다. 욕망을 이루려고 결심한다.
= 어느 날, 외계인이 가족을 납치해갔다!! 가족을 구하려는 욕망이 생기는 주인공.
2. 좌절 :
3. 희망 :
4. 전진 :
5. 박살 :
6. 고민 :
7. 결말 : 준비한 방법으로 욕망을 이룬다. (또는 실패한다)
= 하지만 갑자기 사라져버린 외계인! 어디로 갔는지 도저히 알 수 없어서 좌절하는 주인공.
이해가 되시나요? 그럼 이제 1번, 7번은 그대로 두고 중간의 내용을 채워볼까요?
1. 결심 : 주인공에게 욕망이 생긴다. 욕망을 이루려고 결심한다.
= 어느 날, 외계인이 가족을 납치해갔다!! 가족을 구하려는 욕망이 생기는 주인공.
2. 좌절 :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욕망을 이루기 힘들다는 걸 깨닫는다.
= 하지만 가족들이 납치되어 있는 외계인의 우주선은 하늘 높이 떠있어서 접근조차 힘들다.
3. 희망 : 그럼에도 불구하고 욕망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한다.
= 외계인의 우주선에 정기적으로 드나드는 대형 드론을 발견하는 주인공.
4. 전진 : 욕망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고 힘차게 돌진한다.
= 대형 드론을 타고 몰래 외계인의 우주선으로 들어간다.
5. 박살 :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처참하게 박살난다.
= 하지만 외계인에게 발각되어 우주선 밖으로 추방당하는 주인공.
6. 고민 : 암울한 상황 속에서 욕망을 해결할 방법을 연구, 준비한다.
= 우주선에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을 완전히 상실하고 절망하는 주인공. 하지만 누군가에 의해 로켓 연구소가 있다는 걸 알게 된다.
7. 결말 : 준비한 방법으로 욕망을 이룬다. (또는 실패한다)
= 로켓 연구소에서 몰래 들어가 로켓을 훔치는 주인공! 훔친 로켓을 타고 우주선을 향해 돌진한다! 하지만 로켓이 우주선에 다다르기 직전!! 갑자기 사라져버린 외계인(의 우주선)! 우주선이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어서 좌절하는 주인공.
어때요? 이렇게 분량을 늘리면 한층 다양한 스토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꼭 7막 공식이 아니어도 됩니다. 작가의 의도에 따라 3막, 4막, 5막 구조를 삽입해도 괜찮습니다. 물론 1~2번의 사이가 아닌, 3~4번, 4~5번, 5~6번의 사이를 선택해도 좋습니다. 이때 중심이 되는 극적 구조를 ‘메인스토리(main story)’라고 하고, 그 안에 삽입되는 극적 구조를 ‘서브스토리(substory)’라고 합니다. 모든 번호의 사이마다 다양한 서브 스토리를 추가한다면 더욱 풍부한 내용의 장편 스토리가 탄생하게 됩니다.
이런 식으로 하나의 공식 사이에 또 다른 공식을 삽입하면 흥미를 유지시킨 채 얼마든지 분량을 늘릴 수 있습니다. 메인 스토리 사이에 서브스토리를 삽입하고, 서브스토리 사이에 또 다른 서브스토리를 추가해도 좋습니다. 얼마든지 변주가 가능합니다. 자신의 스토리에 적용하여 마음껏 분량을 늘려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