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강가에서
바람이 모여드는 강가에서
어른들은 낡아지고 있었지
물빛이 좋다고 웃기만 하던 사람
술잔 뒤에 숨어서 탄식만 하던 사람
저마다 왔던 길은 다른 것인데
외로움이 흘러 흘러 한길이 됐지
잠자리 하나가 어깨를 치고
참붕어 햇살 물고 물 따라가고
갈대밭 왜가리는 제 길만 갈 뿐
인연이란 이렇게 한 길로 가는 거지
함께 할 때가 진짜 외로운 거지
흘러감이 정해진 강물이라 하여도
머물 때는 제 빛으로 빛나야 하지
둑방, 노을 속에 사라지는 자전거처럼
우리도 시간 속에 저물어 갔지
구두를 벗어놓고 울기만 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