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ySnap Jun 15. 2018

하노이 : 육지의 하롱베이, 땀꼭

여행을 다니다 보면 큰 기대와 달리 실망했던 여행지가 생기기 마련이다. 나에겐 하롱베이가 그랬다. 내가 하노이로 여행을 떠난 이유는 회사 일에 집중이 안되고 지쳐가기 시작하면서 며칠만이라도 자연 속에서 여유로운 휴식을 가지고 싶어서였다. 그렇다고 긴 시간을 다녀올 수 없었기 때문에 가까운 나라에서 괜찮은 여행지를 알아보던 중 바다 위에 수많은 섬들로 이루어진 하롱베이가 좋아 보였다. 그렇게 떠난 하노이에서 현지 여행사를 통해 버스를 타고 왕복 8시간을 투자해서 다녀왔지만, 투자하는 시간 대비 큰 감명 보다 한 번은 다녀와볼 만한 곳 정도의 느낌이 들었다. 내용에 비해 포장이 과했다고 해야 할까. 제대로 즐기려면 1박 2일 일정의 규모가 있는 크루즈선을 타야 된다고 하지만, 당일치기를 선택한 나에게는 작은 크루즈선이 전부였다. 투어를 하다가 중간에 내려서 6명 정도 타는 작은 배에 앉아 바다의 침식 작용으로 이뤄낸 탑 카르스트 지형(하롱베이 섬 하나하나)과 자연이 만들어 낸 동굴을 지나다니면서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감탄을 연발하거나 감동을 받았을 만한 장면은 별로 나오지 않았다. 내가 삐뚤어진 것일까란 생각을 해봤지만, 같이한 일행들 모두 나와 같은 생각이었다. 


하롱베이를 다녀온 다음 날, 또다시 다른 투어를 떠났다. 하롱베이보다는 가까운 곳이었는데 바로 닌빈 지역에 있는 땀꼭이라는 곳이었다. 육지의 하롱베이로도 불리는데, 전날의 아쉬움 때문인지 큰 기대는 하지 않고 떠났다. 여기는 뱃사공이 노를 천천히 저어주는 작은 배를 일행들과 타고 유유자적 왕복 2시간 정도 강을 따라다니며 주변 자연경관을 감상하는 곳이었다.



하롱베이와 땀꼭을 이루는 탑 카르스트 지형(하롱베이 섬이나 땀꼭 봉우리들)들이 서로 비슷한 모습을 나타내는데, 둘 다 다녀와보니 서로 같은 듯하면서도 다른 느낌을 나타냈다. 하노이 여행을 계획할 때 자연경관을 느끼면서 여유로움을 즐기고 싶다면 땀꼭을 추천한다. 배에 앉아서 주변 경관을 보는데 하롱베이보다 집중도 잘되고 경치도 훨씬 예뻤다.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이하면 비로소 내가 하노이에서 신선놀음하는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뱃사공이 이끄는 대로 움직이는 배를 타고 천천히 강을 따라 올라가며 이들이 생활하는 작은 마을도 지나가며 생활환경도 잠시 엿볼 수 있다. 그리고, 강가에 앉아서 우리를 쳐다보는 현지인들과 인사도 나누고 우리를 따라오며 사진을 찍어주고, 사진 한 장에 비싼 돈을 요구하는 사람들에게 똑같이 그 사람 사진을 찍어주고 같은 가격을 요구하니, 주변 사람들이 웃기도 했다. 적당한 가격이면 사보겠지만 누가 봐도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씁쓸하긴 했다.



이 곳에서 할 것은 자연을 감상하는 것뿐이다. 딱 하나다. 아무 생각 없이 그저 보고 느끼는 것. 그래서 구구절절 장점을 나열할 필요도 없고, 왜 가야 하는지 하나하나 설명을 할 필요도 없는 곳이다. 백문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내가 봤던 것들을 가장 쉽게 설명할 수 있는 것들은 바로 사진이라서, 사진 몇 장으로 대신 표현하고자 한다. 




하노이를 기억하게 만든 곳 땀꼭. 눈부신 화려함은 없지만, 자연 속에서 즐기는 여유로움으로부터 오는 마음의 편안함. 그리고 바쁜 일상 속에서 짧게 떠난 휴가를 더욱 가치 있게 만드는 이 곳은 내가 생각하기에 하롱베이보다 더욱더 아름답고 하노이만의 관광 가치를 높이는 곳인 것 같다. 지금도 일상에 지칠 때면 땀꼭에서 가졌던 휴식시간이 가끔 그립다.



위클리 매거진을 마치며.


부족하지만 드디어 10편으로 제 위클리 매거진이 끝났습니다. 여행을 떠나면서 글을 쓰겠다고 생각을 하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흔히 가이드 책처럼 누군가에게 설명을 위한 사진도 찍지 않았었습니다. 또 누군가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여행을 좋아하는 나도 한 번쯤 도전해볼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시작한 게 브런치였고, 하나 둘 연재하기 시작하다 보니 구독자수가 천명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위클리 매거진에 도전하게 되었고, 드디어 연재를 하게 되었습니다. 참 기분이 좋더라고요. 누군가에게 제 여행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다는 것이.


몇 번의 퇴고를 하고 1편이 나오는 날, 너무 설레어 잠도 안 왔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브런치에 제 매거진 1편이 올라왔을 때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그렇게 2편, 3편을 이어나가는데 매 회를 알찬 구성으로 이어나가는 작가들이 대단하다고 느껴졌습니다.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할까, 이 글이 주제와 맞는가. 전 편과 너무 다르지 않는가 등 몇 번의 고민을 하면서 겨우 한편씩 완성해나갔습니다. 어느 편 하나 만족도가 높지 않았고 완성도 또한 높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공감해주시는 분들도 계시고, 관심 가져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부족했던 제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제가 다녀왔던 나라들에 대한 소개는 브런치에 계속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기회를 주신 브런치 관계자분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이전 09화 방콕 : 여행자의 도시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