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어사리 Sep 12. 2024

무수한 발길질로 나를 홍보하는 것이 마케팅이다.

1년 만에 인정받는 중입니다.

장사 시작 1년이 지나고 알게 된 것들은 무수히 많다.

수면 아래 오리의 발길질처럼 지속적인 나를 알림은 필수이고 쉬지 않고 문을 열어야 하고 쉬더라도 당당해야 하고 1년을 버티고 버티다 보면 주변의 생각지도 못한 인정을 받고 있다는 것을 몸으로 체득하게 되고 주변인이 내 장사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한마디는 소문이 되기도 하고 게으르면 무엇도 지켜낼 수 없다는 것이다.


어릴 적 그냥 듣던 장사 잘한다는 말은 아르바이트생 치고 깨어있다는 말이었고 장사꾼으로서는 한참이나 부족했었음을 너무도 늦게 알았다.

그러나 사람은 실패를 통해 성장하고 배우고 한 번의 성공은 크게 보이지만 100번의 실패는 사람들 눈에 금방 사그라들어 기억에 남지도 않는다.


가을에 자른 나무 밑동(뿌리)에 약을 치면 그 나무는 살아날 수가 없다고 한다.

겨울을 위해 모든 것을 비축하는 특성상 나무는 독약인줄 알더라도 그저 품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들었다. 겨울을 이겨낸다는 것은 독약인 줄 알고서도 마시고 살아남을 수 있는 생명력이라는 것을 슬프게도 받아들였다.


장사라는 것은 그런 것 같다.

똥물에서 영하의 차가운 물에서도 무수한 발길질로 살아서 헤엄쳐 나가야 하는 것이다.

1년이 지나니 주변 상인들의 눈빛은 봄빛처럼 둥근 눈모양을 하며 휘어진다.

그전에는 차갑다고 느끼지도 못했었는데 그저 냉랭한 것이 당연하게 느껴졌었다.

시장 귀퉁이의 상가에서 1년을 버티고 나니 알겠다.

어느 곳에 속한다는 것은 뿌리가 단단히 버텨질, 바로 그때가 되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시장에 처음 발을 놓았을 때,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다르지 않다.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은 나만의 착각일 수도 있고 바뀌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바뀐 것은 나일수도 또 아닐 수도 있다.

다가오는 겨울은 작년과 같은 겨울일까 다른 겨울일까.


매번 같은 날일수 있는 것은 준비된 자의 노력이다.

매번 같은 날이지 않은 것은 게으름이고 나태함이다.

또는 때를 읽지 못한 무지함이다.

과거에 살아가며 과거에 살아가는 것을 모르는 것은 꼰대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음이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오늘은 무수한 발길질을 하자.

내일 조금 아늑하고 싶다면 더 달리자.

조금 더 걸어보자.

조금 더 움직여보자.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다.


내일의 나는 어떤 모습이든 내가 꿈꾼 결과임을 기억하자.

오늘도 내일도 쉬지 말고 나를 알리자.

길바닥에 넘어진 것도 남들이 알게 해야 하나.

그래 그거라도 관심을 얻을 수 있다면 하자.

사람을 끊임없이 만난다는 것은 참 즐겁고 기쁜 일이다.

돈을 좇으면 돈이 오지 않고 즐거운 생각과 합리적인 생각을 하면 멋진 결과물들이 나를 따라오는 것처럼 나를 가꾸고 밝게 웃으며 나를 알려본다.

그게 장사다.


사진출처 Pixabay, Jon Pauling

이전 03화 가장 가까운 사람이 상처가 될 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