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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어사리 Sep 05. 2024

가장 가까운 사람이 상처가 될 때...

사람을 꼭 만나야 하나요?

많은 이들에게 목요일은 가장 지루하고 지치는 날이 될지도 모르지만 내게는 일주일 중 온전히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며 자신을 돌아볼 수 있고 글을 쓰고 책을 읽기에 집중할 수 있는 유일한 날이다.

혼자만의 시간으로 늦게 잠을 청하고 늦잠으로 인한 부담감조차 없지만 늦잠 자고 하고 싶었던 일을 못하는 날은 온종일 아쉬움만 가득해도 하나도 아깝지 않은 날이다.


장사에 지쳤다가도 사람으로부터 치유받기도 하고 장사라는 것이 알아다가도 모르겠다 싶었는데 치유받았던 사람으로부터 또 상처받기도 하고 또 예상치 못한 기쁨이 되기도 한다.

모든 부정과 긍정, 희로애락이 다 모여 있다.

그렇게 사람은 상처와 치유를 통해 성장하는 것이다.

삶은 모든 것이 사람을 성장시키는 과정이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과정이다.


사람을 꼭 만나고 살아야 하나 싶다가도 사람이 사람을 만나지 않고 무엇을 하며 무슨 재미로 살아갈 것인지는 누군가의 정답이 되지 않을 것 같아서 사람은 사람을 만나며 살고 소통하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가장 가까운 사람이 나에게 상처가 될 때 그 상처가 더욱 크고 아프게 곪는다.

모두에게는 그런 숨어버린 곪아터진 상처가 있다.


누군가를 만나지 않아도 가족과 꼭 함께하지 않아도 곪은 상처를 술 한잔과 함께 밥 한 끼와 함께 치유하며 쉬어가는 일주일 중 딱 하루, 누구에게나 그런 딱 하루가 있다면 상처는 더 커지지 않는다.

술도 지겹고 사람도 지겹고 잠에만 취하고 싶을 때면 따뜻한 차 한잔으로 위로받으며 하루를 마감한다.

가끔은 신을 찾아보기도 하고 응답이 없다 싶으면 혼자 토라져 슬퍼하지만 곧 즐거운 일들이 찾아와 기쁘게 하루를 즐길 수 있게 된다,


아무리 강한 사람도 나약하고 슬퍼지는 순간이 존재한다.

그 순간에는 그 누구도 막을 수 없고 커다란 땅 속 굴을 파서 들어가고 싶어 한다.

영화 '헤어질 결심'에서 주인공 서래(탕웨이)가 스스로의 마지막을 그렇게 장식했었다.

바다와 맞닿은 해변을 깊게 파헤치고 자신이 온전히 들어가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바닷물이 밀려오길 기다렸다. 극단적이지만 우리에게도 늘 그런 순간을 꿈꾸고 실행에 옮기느냐 옮기지 않느냐 그 하나의 차이일 뿐이다.

그러나 비겁한 주인공 서래가 되고 싶지는 않았다.

비겁한 삶은 술 한잔의 기쁨과 위로를 모른다.

하루의 마지막을 비겁하지 않고 스스로의 위로를 위한 아늑함으로 채울 수 있기를 매일을 기도해 본다.

다음 날 눈을 뜨면 푹 잘 자고 일어났기에 새로운 기쁨으로 가득하고 활력이 넘쳐흘러 웃음으로 시작할 수 있다. 오늘도 맛있는 밥을 먹고 깨끗한 물을 마시고 즐거운 친구들과 술 한잔을 나누고 시답잖은 이야기로 깔깔 웃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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