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간 몸이 무척 좋지 않았다.
복통도 심했고, 몸의 열도 많이 났다.
새벽에는 시름시름 앓다가 도저히 안 되겠어서, 병원에 갔다.
진단 결과는 '급성장염 및 감기몸살'
모든 건 스트레스에서 시작되었다고 의사는 내게 일러주었다.
아픈 단계에 이르기 전까지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수많은 걱정을 한 몸에 꼭 품고 있으려니,
내 몸도 많이 버거웠나 보다.
병원에서 터덜터덜 걸어오면서 딱,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너 지금 행복하니?'
세상의 기준에 맞게 잘 살아왔는데,
사회생활이 이렇게나 힘들 줄은 몰랐다.
이젠 어떻게 해야 할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다만,
결정의 순간이 앞으로 다가오겠지.
선택의 순간에 오늘, 이 아픔도 결정의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할 지도 모른다.
파란 하늘과 대조적으로
내 기분은 파랗지 않았다.
하지만,
날씨에 어울리는 꽃이 여러 개 피었다.
세상의 고통을 집어삼킨
내 몸이,
열꽃을 만들어 내 몸 곳곳에 흔적을 남겨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