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사람들이 말하는 '남자 사람 친구'였다. 어제까지만 해도...
토요일 오후를 평상시와 다름없이 집에서 보내고 있었는데,
심심했는지, '커피나 한 잔 하자'라는 문자를 보고, 별 뜻 없이,
'그래, 할 일도 없었는데... 나가서 수다나 떨지 뭐.'라는 생각으로 꾸미지도 않고
터덜터덜 걸어나갔다.
손에 들린 꽃다발과 함께 환하게 나를 향해 웃어주는데,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몰랐다.
괜히 김칫국 마시기 싫어서 모른 척하고 있었더니,
내 얼굴에 이 꽃다발을 내미는 것이 아닌가?
머리가 하얗게 되고,
꽃다발이면 질색인 나는, 입밖에 '야 돈 아깝다'라고 말을 하려고 했으니,
못 이기는 척 꽃을 품 안에 안고 '고맙다~'라고 이야기를 했다.
그래, 가을이니까 봐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