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먼저 움직이고, 피부가 따라온다.
계절은 피부보다 마음에 먼저 온다. 바람이 달라졌다는 건 피부보다 감정이 먼저 느낀다. 냄새도, 온도도, 시간의 색도 조금씩 바뀌어 가는 걸 느끼면 마음이 먼저 흔들린다. 그리고 그 감정의 미세한 흔들림은 곧 피부로도 번져온다.
피부가 건조해지기 전에, 마음이 먼저 조금 푸석해진다. 메이크업이 들뜨기 전에, 감정이 먼저 어딘가 붕 떠 있는 기분이 든다. 그러다 문득 거울 속 얼굴을 들여다보면 알게 된다. 나 요즘 흔들리고 있었구나.
스킨케어를 바꾸기보다, 마음의 습관을 먼저 바꾸고 싶어지는 시기다. 조금 더 자고, 조금 더 천천히 걷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일부러 만들어 본다. 그렇게 마음의 결을 다독이다 보면 피부도 조용히 따라온다. 거칠던 피부가 갑자기 좋아지는 건 아니다. 다만 예민했던 반응이 줄어들고, 나를 만지는 손끝이 조금 더 부드러워진다.
우리는 늘 계절에 민감하다. 여름에는 불안하고, 겨울에는 지친다. 봄에는 마음이 먼저 부풀고, 가을에는 생각이 많아진다. 그래서 계절이 바뀔 땐 피부보다 먼저 마음부터 정리하게 된다. 스킨케어 제품을 꺼내기 전, 감정을 먼저 살피는 습관이 생겼다.
피부는 내 마음의 창 같은 존재다. 그래서 내게 스킨케어는 단순히 바르는 일이 아니라, 마음을 만지는 일이다. 계절을 느끼는 일은 결국, 나를 느끼는 일이기도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