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단정하게 정리하고 싶은 마음
아침마다 똑같은 시간에 눈을 뜨고, 같은 순서로 세수를 하고, 같은 손끝으로 크림을 바르고, 같은 잔에 미지근한 물을 마신다. 무의미하게 흘러가는 일상이 아니라, 익숙한 리듬 안에서 마음을 가다듬는 시간이다.
반복은 때로 따분하고 지루하지만 일정한 속도와 순서로 반복되는 일상이 안정되는 날이 있다. 예전에는 변화와 자극이 필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면 요즘은 오히려 조용한 반복이 위로가 된다. 너무 많은 감정의 소용돌이보다 잔잔한 파도가 더 어울리는 시기가 된 것 같다.
아침과 저녁으로 몇 가지 루틴이 있다.
아침엔,
1. 커튼을 걷고, 침구를 정리한다.
2. 여유가 있는 날엔 명상과 가벼운 요가를 한다.
3. 경쾌한 리듬의 곡을 플레이한 뒤, 칫솔질과 물세안만 한다.
저녁엔,
1. 환기를 시키며, 하루를 말끔히 씻어낸다.
2. 충분한 스킨케어 후, 글을 쓴다.
3. 명상과 가벼운 요가를 하며 잠이 들 준비를 한다.
이러한 일련의 흐름. 그 안에서 특별한 사건은 없지만, 감정이 단정해지고 머리가 맑아진다.
고요한 반복이 늘어난다는 건 어쩌면 나 자신에게 다정해졌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하루를 계획하고, 지키고, 다듬고 싶어진다는 것. 불규칙과 파편 속에서도 어떤 질서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는 것.
삶을 거창하게 바꾸지 않아도, 고요한 반복만으로도 나의 하루는 단단해질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단단함이 늘 조용한 것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나를 무너지지 않게 붙들어주는 힘이 되어준다는 것만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