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에서 산티아고까지, 김치버스와 함께 떠난 남미
아직 한창인 올림픽의 열기. 2016년 8월은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보내고 있다. 친구인 류시형 셰프의 김치버스가 세계 곳곳을 누비며 다양한 활동을 해왔고, 이번에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알리기 위해 남미에 왔다. 올림픽 기간 동안에는 리우에서 평창 동계올림픽과 우리 문화를 알리고 이후에는 아르헨티나와 칠레, 우루과이를 지나며 이동하는 홍보관 역할을 하게 될 김치버스. 나는 그 이동형 홍보팀의 일원으로 촬영을 맡아 함께 오게 되었다. 지난해부터 이야기가 나와 확정되었고 그사이 우리는 언어와 요리를 도와줄 스태프도 뽑았다.
남미. 그중에서도 브라질. 물리적 거리도 마음의 거리도 정말 먼 곳이다. 8년 전, 세상 사람들의 삶을 실컷 구경하고 오겠다며 떠난 세계여행. 그때 가장 먼 곳으로 가서 다시 집으로 돌아오자는 계획을 세웠다. 바로 그 첫 나라가 브라질이었다. 설렘과 두려움 모두를 동시에 안겨준 그런 나라. 그때의 출발이 지금의 삶에 참 많은 영향을 주었다.
한국에서 출발한 우리 일행은 류셰프와 나 그리고 신행이 이렇게 셋이다. 처음 멤버를 모집할 때 요리 보조 한 명, 통역 한 명을 구하려 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지원자들의 능력치가 보통이 아니었다. 우선 최종 선발된 신행이만 보더라도 조리학과를 다니다 군대에 가면서 생각을 달라져 스페인어과를 다니고 이번에 졸업했다. 마치 우리와 함께 가기 위해 딱 맞춰 준비한듯한 인재다. 나머지 한 명은 더 놀랍다. 수진이는 우리와 함께 출발하지 않았는데, 스페인에서 요리학교를 다니고 지금은 멕시코에서 레스토랑을 하고 있다. 그러니 당연히 스페인어는 현지인 수준이다. 그래서 우리는 멕시코에서 건너온 수진이를 상파울루에서 만나 리우까지 함께 이동하기로 했다.
그곳으로 가는 길은
멀다.
무엇보다 그냥 멀다.
어떻게 가도 멀다.
직선거리만 약 18,140km. 동쪽으로 태평양을 건너가도 26시간, 서쪽의 대서양을 건너가도 25시간이 걸리는 먼 곳이다. 우리는 파리 공항을 거쳐 상파울루에 닿았다. 집에서 나온지 30시간 만이다. 올림픽의 열기는 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서부터 느낄 수 있다. 같은 터미널에서 몬테네그로 선수단을 만났다. 핸드볼 선수들이라 다들 키가 컸다. 세계랭킹에서는 우리에게 못 미치는 27위이지만 지난 런던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룬 팀이다. 베네수엘라 선수단까지 보니 공항에서부터 이미 두근두근. 긴 시간을 날아 상파울루에 도착했는데, 만나기로 했던 수진이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 그 큰 터미널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데 도무지 찾을 수 없을듯해서 포기하고 체크인을 했다. 줄은 또 왜 이리 길어. 다들 올림픽 구경가나. 정말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오버부킹 되는 바람에 우리는 비즈니스석을 얻었다. 데스크에는 우리 일행이 오면 표를 건네주라는 말을 남기고 허겁지겁 탑승. 그런데 놀랍게도 그녀는 이미 여유롭게 자리에 앉아 우리를 반기는게 아닌가.(이때라도 알아챘어야 했다. 그녀만의 캐릭터를) 도착하니 막상 공항의 와이파이가 좋지 않아 알아서 오겠거니 하며 비행기에 탔단다. 허탈하면서도 다행한 순간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네 명의 팀원이 모두 모여 리우 데 자네이루. 2016년 올림픽이 열리는 그 현장에 도착했다. 오자마자 정신없이 많은 일이 있었고, 올림픽이 끝나면 푸드트럭 김치버스를 타고 남미 곳곳을 다닐 예정이다. 그리고 나는 글과 사진, 또 영상으로 그 여정을 기록해보려한다.
출발영상 -> https://www.facebook.com/nomad.kor/posts/1630553500589118